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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SDGs와 북한의 변화

유엔이 추구하고 있는 지속가능발목표 (SDGs)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변화에 대한 발표를 들었다. 통일연구원 최규빈 박사가 한반도평화연구원 세미나에서 발제한 것인데 요지는 지난 10여년간 북한 내부에서 SDGs에 대한 국제사회의 흐름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유의미한 대응과 변화를 추진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북한은 작년 7월 자신들의 SDGs 추전상황에 대한 자발적국가검토보고서 (VNR) 를 유엔에 제출함으로써 그 의지를 과시했다.

이 VNR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SDGs 이행을 위해 17개 목표, 95개 세부목표, 132개의 지표를 제시하고 전국 단위에 조정, 평가,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제반여건을 마련했다. 또한 인구•경제성장, 자연재해•식량문제, 보건•위생, 기후 변화 대응 등 지표별로 북한의 현황과 한계, 향후 추진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필요한 영역에서 양자 및 다자 협력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내용을 담은 VNR 보고서에 대해 대북협력과 개발에 참여해온 국내외의 민간단체들이 깊은 관심을 보인 바 있다.

토론에서 이런 북한의 대응의 진정성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지, 제재 국면을 벗어나기 위한 일시적 조치일 가능성은 없는지, 이것을 어느 수준에서 얼마나 책임감 있게 추진하는지, 지표산정의 객관성을 담보할 자료가 제시되는지 등 여러 쟁점들이 논의되었다. 발제자는 북한이 SGDs의 가치를 북한의 국가목표와 갈등하지 않도록 일정한 변형을 하고 있지만 적지 않은 개발도상국에서도 보이는 그런 반응이 진정성을 부인할 근거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즉 북한의 여건과 그들 체제내에서 수용가능한 항목들을 중심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국제사회의 담론과 흐름을 수용하려는 기조 자체는 의미가 적지 않다고 평가했다.

내가 원장으로 있었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이 연변대학의 협력으로 어렵사리 개최할 수 있었던 김일성종합대학과의 심포지엄 경험도 토론에서 잠시 논의되었다. 나는 첫 모임에서 김일성대학 교수들이 자신들의 문제점을 이야기하고 글로벌한 수준에 맞춘 종합적인 발전계획을 이야기하던 모습과, 그 다음 모임에서 오히려 그런 개방적이고 개혁적인 모습이 위축되어 놀랐던 경험을 회고하면서 각 영역의 자발적 역량강화와 주체적인 성장을 수반하지 못한 채 일방적 정부목표로 SDGs의 추진이 이루어지는 데서 오는 특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북한의 변화를 새로운 맥락에서 접근해보는 뜻깊은 세미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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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명시대의 인문학’

2월 10일 정책기획위원회가 주관한 세미나의 지정토론자로 초청을 받아 참여했다. ‘신문명시대의 인문학 역할’이라는 다소 광범위한 주제로 두 분이 발제를 하고 세 명이 패널로 참여하는 전문가 워크샵 형식이었다. 작년 대우학술재단의 발표나 GIST 문명강의의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는 주제여서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이욱연 교수는 인문학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고 심화시키기 위한 대학운영, 커리큘럼, 학사행정 상의 여러 개혁안들을 발표했다. 이교수는 인문학의 핵심을 인간의 주체성과 성찰성을 함양하는 기능에서 찾았고 그 역할은 기술문명이 고도화되는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하리라고 전망했다. 독립연구자인 이병헌 박사는 대학 교육 차원이 아닌, 인문정신이라 할 종합적 사유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창적인 개념들을 구사하면서 문명전환의 큰 흐름을 강조한 이 박사 발제의 핵심은 인간과 자연, 인공과 기계가 융합하고 뒤섞이는 신문명의 시대에 필요한 지혜는 이전의 분과학을 넘어선 총체적인 문명론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인문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으나 점점 더 대학 내부의 인문학중심주의는 한계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좌장인 백영서 교수가 농반 진반으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학을 떠나면 대학의 중요성을 낮게 보는 경향이 생기는 것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학 자체도 신문명 전환의 큰 흐름에서 비켜설 수 없음은 분명하다. 대학을 넘어 문화 일반, 생활세계 전반에 필요한 인문정신의 내용과 형식은 무엇이어야 할까? 이런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간여는 어디까지여야 할끼? 이에 대한 대답찾기가 곧 새로운 시대의 인문학이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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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음식점의 AI 로봇

30여년 전 간간히 들리던 화산의 작은 음식점을 찾아 나섰다. 당시 거주하던 전주에서 고향 안의를 방문할 때면 으례 진안, 장계를 거쳐 육십령 고개를 넘었다. 돌아오면서 구불구불한 고갯길을 내려오면 허름하지만 정겨운 순두부집에서 식사를 하곤 했다. 서울로 직장을 옮긴 이후 한번도 가 보지 못했는데 모처럼 기회를 만든 것이다.

가는 길이 고속화되고 새로 지은 큰 식당과 엄청난 넓이의 대형 주차장으로 여기가 내가 찾던 곳인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낡은 마당이 있던 기와집, 좁은 방들로 이어지던 식당, 두부를 만들고 오가는 손길들을 바라보던 풍경은 머리 속에만 남아있는 기억이었다. 주변은 예나 크게 달라진 바 없는데 식당만 대형화한 변화가 낯설게 다가왔다.

그런데 더욱 놀란 것은 음식 배달 로봇의 등장이었다. 주문한 도토리묵을 얹은 자그만 로봇이 테이블 옆에와서 파란 표지등을 깜박였다. 옆에 있던 손님이 음식을 꺼내고 ‘가라’고 말하라 가르쳐준다. 수고했다 가라고 하니 꾸벅 뒤돌아 종종걸음으로 주방을 향한다. 시골 한적한 음식점에 찾아와 글로만 접하던 변화의 한 단면을 실감있게 확인한다. 30여년의 시간이 빚어낸 다이나믹 코리아의 한 단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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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국립수목원

설날 연휴 첫날인 1일에 세종 수목원을 관람했다. 규모가 아주 크진 않았지만 매우 잘 디자인되고 또 깔끔하게 관리되는 전사관이란 인상을 받았다. 지중해 및 열대수목들 중에는 처음보는 것도 여럿이었고 크고 작은 식물 하나 하나에서 풍기는 생기가 신선했다 . 가까이에 이처럼 잘 꾸며진 수목원이 있다는 것에 놀라고 또 반가왔다.

연말 연시를 염두에 둔 전시장과 새해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야외에 특별 공간을 만든 것도 좋았다. 다른 수목원을 들렀을 때에 비해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요즘 세대들의 취향을 고려한 듯한 배치가 눈에 띠었다. 포토존이라 할만한 장소가 곳곳에 있고 실제 식물과 여러 보조물 들의 색감과 디자인이 예쁘고 정겨웠다.

이제 전시는 종합적 문화공간을 지향하는 것이 대세다. 그 흐름을 박물관, 전시관, 수목원, 도서관이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 정보, 관람, 자료, 지식에 더하여 경험, 오락, 촬영, 참여의 기능이 더해진다. 아마 메타버스의 진전과 함께 디지털 융합도 가속화될 것이다. 지방마다 이런 문화공간들이 세워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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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산행과 길찾기

임인년 설날 아침이다. 새해가 시작된 지 한달이나 지났는데 카톡방엔 또 한번의 신년 덕담들이 줄을 잇는다. 어색한 감이 없지 않지만 나날이 새롭자는 말도 있으니 거듭된 새해맞이 인사가 나쁠 건 없겠다. 밤새 내린 서설로 하얗게 변한 주변의 산을 올라 우일신하자는 마음다짐을 하니 새로운 한 해를 덤으로 선물받은 느낌마저 든다.

눈덮인 산길을 걷다가 백범 김구의 글씨로 접했던 한시를 떠올렸다. 踏雪野中去 不須胡亂行 今日我行跡 遂作後人程 (눈덮인 들판 걸어갈 때 어지러이 함부로 걷지마라 오늘 내가 걸은 발자취가 뒤에 오는 이의 이정표가 되는 것이니) . 서산대사의 글로 알고 있었는데 검색해보니 임연당 이양연도 유사한 시를 남겼다 한다. 雪朝野中行 開路自我始 不敢少逶迤 恐誤後來子 (눈내린 아침 들판 걸으니 길이 나로부터 열린다. 감히 비뚤거리며 걷지 못함은 뒤에 올 사람이 잘못됨을 염려해서이다)

현실에서는 우리 누구도 전인미답의 길을 걷는 개척자가 되지 못한다. 세상사는 수많은 이들의 발자국들로 이미 넘쳐나 폭설로도 뒤덮여지지 않는다. 결국 누군가가 앞서 걸은 길을 뒤좇는 것이 다반사이고 헷갈리는 갈림길을 만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선이 눈앞에 다가온 2022년도 내키지 않는 길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하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자주 접할 듯 싶다. 다만 어느 길을 선택할지를 놓고 벌이는 저 소란이 사생결단식 전쟁이 되지 않기를… 인생에도 역사에도 가지 못한 길은 늘 있었다는 평범한 진리를 설날 아침 눈길에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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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평화교육 강좌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주관하는 교장교감 평화교육 강의시리즈의 제1강을 했다. 녹화로 방영하고 질의응답은 실시간 줌으로 이루어졌다. “평화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포괄적 내용으로 총 4강으로 구성되는 평화교육 시리즈의 도입에 해당한다. 평화가 무엇인지는 명시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무엇이 평화가 아닌가는 전지구인이 뚜렷하게 합의하고 있음을 들어 평화의 다면성, 복합성을 드러내고자 했다.

교장교감 선생님들의 질문은 역시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맞추어져 있었다. 학교 내에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학생들 사이의 각종 갈등, 교사에 대한 반항, 인권을 앞세운 일탈 등을 평화교육의 차원에서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이 담긴 질문들이다. 평화의 내용 역시 다양한 영역별로 현장의 독특한 맥락과 경험을 바탕으로 구체화되고 정교화되어야 할 것임을 실감했다.

학교에서 가르쳐지는 평화, 교회나 성당에서 강조되는 평화, 철학과 사상이 지향하는 평화, 정부나 민족이 내세우는 평화, 유엔이나 유네스코가 강조하는 평화가 다를 리는 없지만 같다고 강변할 수도 없다. 평화라는 가치가 다른 사회적 목표나 문화적 규범과 어떻게 맞물려야 하는지 더 깊은 탐구와 고민이 절실하다. 이 긴장을 놓치면 평화를 명분으로 하는 비평화적 행태들이 나타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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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바이오 주식회사

횡성을 들러 맛있는 한우로 점심을 먹고 넥스트바이오 회사를 방문했다. 다양한 커피원액을 생산하는 기업인데 이 회사를 일구고 경영하는 신언무 사장이 친구인 덕택에 누린 특별한 호사였다. 자동화된 공장의 내부모습은 스쳐 보았을 뿐이지만 잘 운영되고 발전하는 회사라는 느낌을 받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공장 규모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컸다. 원액 생산공정이 이루어지는 기계실, 제품개발과 평가를 하는 연구실, 직원들이 함께 거주하고 식사하는 기숙사와 식당이 두루 갖추어져 있었다. 아직 점심 시간 전이지만 신사장과 함께 식당에 들렀을 때 식사 준비를 하던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들이 사장님 함께 라면 드실래요 한다. 그 격의없는 모습에서 회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지방에 이런 공장을 세우고 지역의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 보람을 느끼지만, 고급 인재를 확보하기는 많이 힘들다고 한다. 관리나 청소, 포장 등의 일에 종사하는 분들은 지역 내에서도 구하기 어렵지 않을 터이고 실제로 그런 분들은 매우 즐겁게 만족하며 근무한다고 한다. 다만 젊고 유능하며 새로운 개발에 열정이 있는 인재는 대부분 지역을 떠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갭을 어떻게 줄여나갈 것인가 꼭 이 회사만의 숙제가 아닐 것이다.

함께 만나기로 한 박문상 사장과 송태회 이사는 내가 기차로 도착하기 전 먼저 와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벗’이란 모임을 함께 했던 친구들 중 몇은 해외에 있고 국내에 있는 우리끼리도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그간의 생활경험이 다른만큼이나 나눌 화제는 많았고 대화는 즐거웠다.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고 했던 옛말이 옳다는 걸 실감한 셈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열정적으로 활동할 일거리가 있고 건강이 유지된다는 것은 참 복된 일이다. 학계에 속한 사람들만 주로 접하던 나로서는 스스로 창업해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가는 기업가 친구를 만나는 감회가 더욱 신선하고 기뻤다. 한우와 더덕, 커피 등 여러 선물도 고마왔지만 도전하고 혁신하면서 새 일을 만들어가는 긍정적인 모습을 보고 온 것이 내겐 가장 큰 선물이 된 여행이었다. 넥스트 바이오라는 회사명 그대로 다음 세대의 바이오 혁신의 주역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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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과 콩나물국밥

학술회의 기조강연차 간 전주에서 반가운 사람들을 여럿 만났다. 제자이면서 원광대 교수로 이번 학술회의를 주관한 원도연 교수, 역시 제자이면서 이번 행사에 토론과 발제로 열심히 참여한 박해남 박사, 동학관련 연구로 존경하던 신순철 교수, 극작가인 곽병창 교수 등 …

저녁엔 전주 한옥마을의 기거하고 있는 김사인 시인의 집을 방문했다. 함께 간 이종민 교수가 대문 앞에서 ‘이리 오너라’하고 부르는 소리가 한옥의 대문풍경과 어우러져 마치 드라마 속으로 걸어들어온 듯한 기분이었다. 웃으며 대문을 열고 나오는 김시인의 모습 역시 정겨운 소품같았다.

오랫만에 이런 저런 수다로 즐거웠다. 문학과 정치, 인생과 역사를 가로질러 이야기거리는 다양했지만 어차피 결론을 내릴 필요도 없고 합의를 봐야 할 것도 아니어서 자유롭게 건너 뛰었다. 아침 삼백집에서 오랫만에 콩나물국밥을 맛보고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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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혁명예술 기조강연

전주에서 열린 제1회 세계혁명예술 국제포럼에서 “문명전환기 혁명의 기념과 재현”이란 제목의 기조강연을 했다. 문학과 영화를 비롯한 예술의 형식으로 이루어지는 과거재현을 한국, 독일, 영국, 일본, 칠레, 러시아의 발제자들이 각 나라의 사례를 중심으로 발제한 명실상부한 국제행사여서 뜻깊었다.

동학과 농민운동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고 동학농민혁명 100주년을 기리는 현지답사, 학술활동, 기념사업에 참여한 인연도 있지만, 이 행사를 기획하고 주관한 원도연 교수와 그를 도와 발제와 토론으로 활약한 박해남 교수가 아끼는 제자들이어서 더욱 반가왔다. 물론 이종민 교수의 뒷받침이 컸을 것이고…

개인적으로는 혁명을 너무 이상시하거나 숭고한 것으로 기리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지 않다. 오늘날도 스스로 혁명주체라고 자칭하는 세력들이 오히려 권력지향적이고 배타적인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정치적인 차원이 아닌, 예술형식에 담기는 꿈과 상상력의 자원으로서 ‘혁명적’인 변화를 주목하는 논의가 더 필요히리라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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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맞이 두 세미나

신년을 맞아 두 개의 영상강의를 들었다. 하나는 지혜한국포럼에서 윤영관 전 장관이 2022년 한국외교의 과제에 대해 행한 발표였고 다른 하나는 한반도평화연구원에서 김병로 교수가 북한의 신년사 대신 발표된 8차 당대회 4차회의 결과보도를 분석한 발제였다. 한반도 주변상황과 외교, 북한상황과 남북관계 – 2022년 한반도 상황을 좌우할 핵심적인 두 환경변수다.

윤장관의 발제에 기초해 본다면 예상한대로 한반도의 올해 상황은 미중패권경쟁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감당해야 할 외교적 과제가 만만치 않다. 미중대립이 전방위로 심화되면서 그 긴장이 다양한 사안에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한국은 스스로의 원칙을 견지하면서 한미 및 한중관계를 함께 관리해가야 한다는 결론은 모범답안이긴 하지만 구체적으로 또 각론별로 여러가지 질문이 남는 세미나였다.

북한이 올해도 김정은의 육성 신년사를 하지 않았다. 3년째 당대회나 당대표자회 결정사항 보도로 가름하는 것을 발제자는 일종의 정상화 노력으로 평가했다. 북한의 발표에 기초해 본다면 스스로의 한계와 가능성을 냉정하게 파악하는 실무적 시각이 강조되었고 특히 농업생산과 주택개량을 중요한 목표로 강조했다. 여전히 남북관계나 전략적 차원의 전환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 영역 모두 한반도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면서 한국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환경적이고 구조적인 사안이다. 이 심대한 난제를 앞장서 풀어갈 선장을 선택하는 대선이 불과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는데 과연 합당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그럴만한 판이 열려 있는가 생각할수록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