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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명시대의 인문학’

2월 10일 정책기획위원회가 주관한 세미나의 지정토론자로 초청을 받아 참여했다. ‘신문명시대의 인문학 역할’이라는 다소 광범위한 주제로 두 분이 발제를 하고 세 명이 패널로 참여하는 전문가 워크샵 형식이었다. 작년 대우학술재단의 발표나 GIST 문명강의의 문제의식과도 맞닿아 있는 주제여서 관심을 갖고 참여했다.

이욱연 교수는 인문학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고 심화시키기 위한 대학운영, 커리큘럼, 학사행정 상의 여러 개혁안들을 발표했다. 이교수는 인문학의 핵심을 인간의 주체성과 성찰성을 함양하는 기능에서 찾았고 그 역할은 기술문명이 고도화되는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하리라고 전망했다. 독립연구자인 이병헌 박사는 대학 교육 차원이 아닌, 인문정신이라 할 종합적 사유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독창적인 개념들을 구사하면서 문명전환의 큰 흐름을 강조한 이 박사 발제의 핵심은 인간과 자연, 인공과 기계가 융합하고 뒤섞이는 신문명의 시대에 필요한 지혜는 이전의 분과학을 넘어선 총체적인 문명론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대학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대학의 인문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을 부인하지는 않으나 점점 더 대학 내부의 인문학중심주의는 한계가 크다는 생각이 든다. 좌장인 백영서 교수가 농반 진반으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학을 떠나면 대학의 중요성을 낮게 보는 경향이 생기는 것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대학 자체도 신문명 전환의 큰 흐름에서 비켜설 수 없음은 분명하다. 대학을 넘어 문화 일반, 생활세계 전반에 필요한 인문정신의 내용과 형식은 무엇이어야 할까? 이런 문제에 대한 정부의 간여는 어디까지여야 할끼? 이에 대한 대답찾기가 곧 새로운 시대의 인문학이 되는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