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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묵회 2021년 전시(11.8.-12)

서울대 교직원 서예모임인 화묵회 2021년 전시가 11월 8일부터 문화관에서 개최되었다. 원래 지난 9월에 예정되었던 전시인데 코로나로 인해 계속 연기되다가 어렵사리 개최될 수 있었다. 나는 직접 참석하지는 못하고 작품 한점만 출품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생활을 견뎌내면서 김사인의 시 한편을 옮겨적었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 낙엽 하나의 움직임도 고마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일러주는 시인의 마음을 배우는 것이 이 시대를 견뎌내는 지혜일 것 같았다. 그 마음을 담아 쓴 것이지만 친구 김사인의 정년을 축하하는 마음도 함께 담았다.

저런 검사의 마음을 앞으로도 읺지 않고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life · 오늘의 화두

‘향수’ 축가

송호근 교수의 첫딸 결혼식에서 송교수와 함께 축가를 불렀다.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송교수가 마음을 많이 쓴 딸이 가정을 이루게 되니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어서 일찍부터 함께 축가를 부르자고 제안을 했다. 부인인 강선생도 적극 원하여 그렇게 하기로 했다.

곡목은 이동원, 박인수가 함께 불렀던 ‘향수’다.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인 낭만적인 노래이지만 결혼식 축가로 잘 어울릴까 걱정도 없지 않았다. 곰곰 생각하니 그 아버지의 마음이 잘 녹아있는 듯해서 오히려 진솔한 노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과는 한두군데 박자를 놓치고 서로 엇길린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사랑과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기뻐했다.

돌이켜보니 송교수가 결혼할 때 내가 역시 축가를 불렀다. 그 장모님 6순 잔치에서도 축가를 했으니 인연이 깊다. 40년 가까운 인생길을 각자의 영역에서 대과없이 지내온 것을 감사한다. 새 가장이 행복하고 딸을 떠나보낸 마음이 너무 허전하지 않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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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대 국제학술회의 발제(11.25.)

신한대 탈경게문명연구원에서 주최하는 국제학술회의가 11월 27일 일산에서 개최되었다. 최완규 원장께서 남북관계의 지속가능한 거버넌스 구축이 절실하다는 지론을 이 심포지엄을 통해 보다 구체화하고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려는 의지가 뚜렷하게 부각된 행사였다. 협치와 공동지배영역이라는 새로운 발상, 대응방안이 신선한 이 행사에서 나는 제1세션의 한 발제자로 참여했다.

내게 주어진 주제가 ‘진보정권 시대의 헤게모니 문제와 도전’이었다. 시기도 광범위하지만 쟁점 역시 복합적인 것이어서 초점을 어디에 맞추어야할지 나름 고민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롤러코스트 같은 변화를 보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성찰하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를 생각하는 글을 준비 했다.

문제의식은 뜨겁고 발제자들의 열정도 대단한데 세상은 요지경처럼 끄떡하지 않는 느낌이 간간히 들었다. 국회의 무관심을 탓하기도 하고 승자독식의 권력구조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결국은 ‘정치’이고 ‘정치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져서는 안될 것 같은데 그 방향이 어디일까? 질문은 계속되는데 나름의 해법이 잘 잡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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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브란스 통일의 밤 강연(11.22.)

11월 22일 저녁 제7회 세브란스 통일의 밤 행사가 있었다. 나는 영상으로 기조강연 부탁을 받아 ‘디지털 팬데믹 시대 통일과 평화의 자리는?’아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아무래도 젊은 세대가 주된 청중일 듯 싶었고 오늘의 상황과의 연결성을 생각하는 계기로 삼으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남북관계가 교착되어 있는 탓도 있겠지만 주택가격, 취업난, 양극화 등으로 인해 청년세대의 미래에 대한 관심사가 적지 않게 달라진 것을 곳곳에서 느낀다. 각자도생의 절박함에 팬데믹의 불확실성까지 더해져 큰 흐름에 관심을 갖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것이 요늘의 현실이다.

그런 속에서도 통일과 평화라는 쟁점은 우리의 삶과 매우 깊이 연결되는 ‘hidden dimension’ 이라는 것이 강연의 주요 메지시였다. 얼마나 그 마음이 전달되었는지, 또 어느 정도 그들의 마음에 가 닿았을지 모르겠다. 2022년에는 좀더 새로운 기대가 차오를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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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규장각 국제심포 기조강연

서울대 규장각에서 매년 개최하는 한국학 국제학술회의가 11월 4-5일에 개최되었다. 첫날 “디지털 시대의 한국학 – 개념사의 성취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했다. 새로운 연구발표는 아니지만, 디지털과 세계화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한국학’이란 학문의 정체성과 위상에 대한 내 나름의 생각을 담았다.

주최측에서는 일찌기 결정을 했다는데 정작 나에게는 보름 전에야 연락이 되어 급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었다. 다학제적이면서 글로벌하고 그러면서도 한국적인 주제를 드러낸다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다. 그래도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것에 대한 관심은 더 확대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1990년대 초반에 세계한국학대회의 하나인 PACKS 일을 했던 기억이 새롭다. 탈냉전과 세계화의 격동기에 국제적인 학술장에 ‘한국’과 ‘한국적’인 것을 자리매김하려는 노력이었는데 여러 한계들 속에서 새로운 영역을 만드느라 애쓴 소중한 경험이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도 성장했고 어느듯 기조강연을 하는 나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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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회 월봉상 시상식(11.4.)

제46회 월봉상 시상식이 11월 4일 개최되었고 [김육평전]이라는 묵직한 책을 상재한 고려대학교 이헌창 교수가 영예의 상을 받았다. 나는 심사위원을 대표하여 심사평을 겸한 서폄을 발표했다. 소소한 아쉬움이 없지 않지만 주제의 묵직함과 연구자의 긴 호흡, 성실한 글쓰기가 돋보이는 좋은 저작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헌창 교수와는 오랜 지기이고 간간히 자료와 관련한 연락을 주고받았지만 근년에는 잘 보지 못했다. 천생이 학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분인데 정년까지 그 모습이 한결같다. 오랫만에 서울대 경제학부 안병직 명예교수님도 뵐 수 있었다.

연세대 이철우 교수가 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되었다. 조선조 이래의 학맥과 일제하 독립운동의 인연, 해방후의 지적 교류 등으로 끈끈히 맺어진 두 집안의 인연이 그 배후에 있음을 들으면서 참 흔치 않은 사례란 생각을 했다. 좋은 선조와 뛰어난 후손이 함께 하기도 쉽지 않으려니와 적절한 사회적 지위와 더불어 품격있는 삭식과 안목을 겸한 활동이 지속되기는 더더욱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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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의 새로운 연대” 집필

UNESCO Korea 의 Issue Brief 6호로 “디지털-팬데믹 디지털 시대 지적 도덕적 연대의 의미”를 출간했다. 보고서 간행에 앞서 11월 1일에 초고발표회를 통해 유네스코가 초기부터 강조한 ‘지적 도덕적 연대’라는 가치가 21세기 새로운 환경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재구축될 수 있을지를 관련 전문가들과 토론한 바 있다. 내 발제에 대해 한경구 사무총장이 좌장을 맡았고 이재열 서울대 교수와 한건수 강원대 교수가 좋은 토론을 해 주었다.

‘전쟁이 사람의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므로 평화를 구축해야 하는 곳도 인간의 마음 속이다’라는 유네스코 헌장의 귀절은 지금도 평화를 논의하는 많은 곳에서 회자되는 정신이다. 하지만 현실은 국가주의, 민족주의, 문화의 장벽 등으로 인해 그런 지구적 연대가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상태다. 팬데믹이 그 우려를 더하는 중이고 개인들에게는 각자도생의 절박함이 확산되는 모습도 보인다.

나는 이 글에서 디지털화와 팬데믹의 중첩이 생각보다 훨씬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고 그 결과는 양면적이며 모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인류적 대응과 지적도덕적 연대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 도래하는 한편으로, 그 어느 때보다도 이런 정신을 실현하고 결집시키기 어려운 환경도 심화될 것이다. 그 격랑을 헤치고 항해해야 하는 인생과 시대가 바아흐로 다가오고 있다.

이 글을 준비하면서 뒤르켐이 종교 이후의 종교성을 평생의 학문적 문제의식으로 삼았던 것을 생각했다. 지식은 전문화하고 도덕도 상대화하여 인류적 차원의 연대라는 주장이 철지난 당위론처럼 간주되는 이 시대에, 역설적으로 더욱 그 필요가 절실해지는 고급한 지적도덕적 연대를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당분간의 개인적 숙제가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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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김대중평화회의(10.27.)

제1회 김대중평화회의가 11월 27-28일 목포에서 개최되었다. 한국의 민주화와 남북화해에 힘썼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그의 생애와 정신을 기리기 위한 회의로 카톨릭 프란치스코 교황, 고르바쵸프 전 소련대통령 등 세계의 주요 인사들의 축하메시지와 기조강연이 있었다. 코로나 상황에서 참석자는 적었지만 전지구가 팬데믹으로 몸살을 앓는 가운데 개최된 뜻깊은 행사였다.

나는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과 브루스 커밍스 미 시카고대학 교수의 발제로 구성된 제1세션의 사회를 맡았다. 두 분 모두 고 김대중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지닌 분들이고 정계와 학계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분들이고 발제 역시 그런 무게감을 담은 것이었다. 다만 새로운 과제와 씨름하는 오늘의 젊은 세대와의 사이에 정서적, 인지적 거리를 좁힐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든 자리였다.

평화라는 말, 화해라는 주제는 중요하고 매력적이지만 현재의 맥락에서 지속적으로 재해석되고 재구성되지 않으면 그 자체가 당위적인 슬로건이나 정치명분으로 변할 가능성이 큰 어휘다. 이를 어떻게 살아 움직이게 할 것인가는 여전한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