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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새와 꽃의 영광을 노래하라

이것은 이종민 교수가 출간한 책의 제목이다. 영문학자이면서 시와 음악, 문화 전반을 사랑하는 이교수가 정년을 맞아 자신이 좋아하는 영시들을 엮은 것이다. 영시명시 다시 읽기라는 부제가 말해주듯 우리가 쉽게 다가가기 어려운 영시의 진수를 소개하는 책이기도 하다. 솔직히 우리 시인들의 시에 비해 다소 어색한 문장들도 많지만 시인의 감수성과 표현력이 갖는 신선함과 놀라움은 보편적일 수밖에 없을 터… 정독하려는 자세를 좀더 키워봐야 할 것 같다.

life · 오늘의 화두

성탄 카드

크리스마스가 다가와도 성탄 카드 주고받는 문화가 많이 사라졌다. 특정 종교의 축일이라는 생각과 기독교 문화에 대한 약간의 반감도 겹친 탓이리라. 하긴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은 메리 크리스마스란 말 자체가 기피어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해피 홀리데이라는 중성적 표현이 이를 대체하는 중…

특정 종교에 대한 배타적 강조만 아니라면 인류문명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지금도 소중한 종교적 가르침을 던진 예수의 탄생을 함께 기리는 것이 나쁠 이유는 없다. 더구나 요즘같이 평화와 사랑이 아쉬운 시대에야 더 말해 무엇할 것인가. 그래서 크리스마스 카드를 제작했고 지인들에게 보냈다.

다만 Merry Christmas 라는 글만 쓰지 않고 코로나 2년을 보내는 아픈 마음, 그럼에도 무상으로 주어지는 예쁜 단풍과 푸른 하늘, 그리고 새해의 시간 들을 함께 언급했다. 서구문화와 뒤걲여 그 정신이 퇴락했던 성탄의 의미를 재해석하고 새 상황에 맞추어 우리 일상의 풍요로운 축일이 되게 할 일은 여전한 숙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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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통한 만남-以文會友

이종민 교수가 편한 책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를 읽다가 이문회우란 말을 다시 떠올린다. 대면하여 만나지 않아도 글과 글로 서로가 연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 실린 일부 시인들은 이런 저런 인연으로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글로만 사귄 사람들인데 친숙한 느낌이다.

최원식 교수가 쓴 머리글을 읽다가 내 이름을 발견하고 놀랐다. 이종민 교수와의 인연으로 나를 만났고 내가 정년을 맞아 제자들에게 글씨를 써준 서예전을 이 책의 출간과 함께 떠올리게 되었다고 적었다. 고맙기도 하고 세상 인연이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첫 글을 쓴 김용택 시인의 소탈하고 맛갈스런 내용을 접하면서 섬진강 그 집에 들렀던 여름날 기억이 떠올랐다. 책의 기획과는 다르게 김용택 시인은 딸과의 문자대화를 주제로 한 최근작 시를 실었다. ‘안녕, 피츠버그, 그리고 책’이란 제목의 이 시의 일부분 ‘인생은 마치 시같아 난해한 것들이 정리되고 / 기껏 정리하고 나면 또 흐트러진다니까…’ – 그런 듯 싶다. 정리되고 흐트러지고 다시 정리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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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붕 자원방래 불역낙호아

동료 학자이자 문인인 이종민 교수와 김사인 시인이 집으로 방문했다. 대학을 함께 다닌 동기들이고 동시대를 함께 걸어오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주고받은 친구들이 모두 정년을 맞아 백발이 희끗한 모습으로 마주하니 유붕자원방래 불역낙호아라던 옛말이 저절로 생각난다.

이교수는 전북대 영문과를 정년퇴직하고 완주인문네트워크 이사장으로 지역에서 각종 인문학 프로그램과 문학관련 활동을 뒷받침하는 활동을 열정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지역사회의 문화를 뒷받침하면서 정년 이후의 삶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멋진 모범을 보이는 중이다. 때맞춰 출간한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와 [불멸의 새와 꽃의 영광을 노래하라] 두 권을 선물받았다.

김교수도 한국문학번역원장을 마치고 대학을 정년한 이후 전주 한옥마을에 저명문인 초청대상으로 내려와있다. 아름다운 시와 진솔한 인간성, 맛갈스런 어투와 대화로 이미 지역사회의 많은 사람들 마음을 휘어잡고 있는 듯… 그 한결같은 모습과 성정이 여전하다. 내가 서울대 화묵회 전시작폼으로 썼던 김사인 시 족자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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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포럼??

서울대 이재열, 연세대 한준 교수가 회의차 세종시에 내려온 때를 이용하여 홍일표 박사, 최슬기 교수 등과 저녁모임을 했다. 2022년 한국사회학회 회장을 수행할 한준 교수의 수고를 미리 격려하면서 오랫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다들 연구자 정체성이 강한 탓인지 한국사회의 문화로부터 시작하여 정부정책, 조직과 거버넌스, 가치와 규범에 이르는 다양한 쟁점들이 끊이질 않아 마치 세미나장에 온 듯 했다.

아쉽게 일어서면서 세종에 있는 여러 연구자들끼리라도 간간히 비공식적인 모임을 하자고 이야기하면서 세종포럼이란 이름까지 들먹였다. 세종이 연구기관들이 집결되어있는 곳이어서 의외로 곳곳에서 일하고 있는 선후배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부담없는 대화 과정에서 오히려 흥미롭고 새로운 이야기들을 주고 받는 기회가 더 생기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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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존의 사회학'(12.17-18)

한국사회학회 정기학술대회가 12월 17-18 양일간 개최되었다.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모두가 온라인으로 진행이 된 탓에 화상으로만 사람들을 만났다. 발제와 토론의 열기는 예년 오프라인에 비해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역시 사람의 체온을 느끼고 오랫만의 근황을 주고받는 스킨십의 부재는 많이 아쉬웠다.

올해 정년을 한 연유때문인지, 사회학회 이사장이란 감투아닌 감투를 쓴 탓인지, 아니면 2년이 넘도록 진행되는 코로나 상황에서 힘겹게 열린 학회여서인지 이전과는 다른 감정이 들었다. 저 발제와 토론의 열기 속에 새로운 연구자들의 오랜 땀과 노력이 담겨 있고 안정적인 교수직을 얻기 위한 애씀도 포함되어 있을터여서 바라보는 마음이 복잡했다.

이번 학술대회의 주제가 ‘소통과 공존을 위한 사회학’이다. 그 어느 때보다 소통과 공존의 가치가 요구되는 시대이지만 그만큼 기대수준이나 요구조건도 많아져 복잡해진 것도 사실이다. 각자도생과 무한경쟁 논리는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소통과 공존이 당위적인 주장을 넘어 실질적인 생활원리가 될 때가 언제 올 수 있을까 자문해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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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연구원 30주년 심포(12.9)

통일연구원 설립 3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 참석해서 제2세션 좌장을 맡았다. 탈냉전의 물결이 밀려오던 1990년대 초, 남북한이 유엔에 공동가입하고 기본합의서를 체결하는 등 격동기에 미래지향적 통일한반도를 준비하기 위해 출범한 기관이다. 통일부와 마찬가지로 통일연구원이란 국책연구기관도 한국에만 존재하는 기구다.

통일연구원 30년의 역사는 남북관계 30년의 흐름과 맞물리고 그것은 다시 탈냉전 30년의 동북아시아 지역사와 결부된다. 이 기간동안 냉전시대의 단절과 적대성을 벗어나 교류와 화해의 흐름이 시작되었다. 금강산관광이 시작되고 개성공단이 자리잡으면서 한반도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하는 마음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30년이 지난 오늘의 시점에서 보면 한반도의 현실이 출발시점의 상태로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의 남북정상회담이 불러왔던 감격과 기대는 이제 현저히 사그러들었다.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북한에 의해 폭파되고 다시 신랄한 비난성명이 전해지면서 사회 전반의 낙담도 크다. 북한의 군사주의를 비난하고 비핵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와 핵보유국임을 자랑스러워하고 주권적 행위임을 강변하는 북한의 주장 사이에서 묘책을 찾아나서기 쉽지 않다. 통일연구원의 할일이 많다는 뜻이지만 그만큼 앞날도 순탄해보이지는 않을 것이어서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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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섬의 사회사 (12.3.)

한국사회사학회 주관의 학술대회 ‘바다와 섬의 사회사’가 12월 4일 서울대 규장각에서 개최되었다. 10여년전 제주에서 같은 주제의 학술대회를 개최했던 것을 기억하면서 이 기간동안 내 개인의 변화, 사회사학회의 변모, 한국사회 관심영역의 이동 등을 생각하는 행사가 되었다. 정년을 맞이한 조성윤 교수와 정년 후 베트남에서 연구하고 계신 전경수 교수가 발제자로 참여한 것이 반가왔다.

사회사학회 초창기에 가졌던 문제의식이 한국과 국가 중심이었던 것에 비해 세계로 사회로 일상으로 또 변방으로 관심의 대상이 확장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시야가 넓어진 만큼 다루어야 할 주제도 많아지고 다양해진 것도 사실인데 연구자의 숫자나 연구인프라가 그에 걸맞게 늘어난 것 같진 않다. 전보다 더 작은 연구자들도 더 넓은 영역을 탐사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는 것 같아 후배들을 보는 마음이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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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묵회 2021년 전시(11.8.-12)

서울대 교직원 서예모임인 화묵회 2021년 전시가 11월 8일부터 문화관에서 개최되었다. 원래 지난 9월에 예정되었던 전시인데 코로나로 인해 계속 연기되다가 어렵사리 개최될 수 있었다. 나는 직접 참석하지는 못하고 작품 한점만 출품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미증유의 생활을 견뎌내면서 김사인의 시 한편을 옮겨적었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 낙엽 하나의 움직임도 고마움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일러주는 시인의 마음을 배우는 것이 이 시대를 견뎌내는 지혜일 것 같았다. 그 마음을 담아 쓴 것이지만 친구 김사인의 정년을 축하하는 마음도 함께 담았다.

저런 검사의 마음을 앞으로도 읺지 않고 지속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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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축가

송호근 교수의 첫딸 결혼식에서 송교수와 함께 축가를 불렀다. 오랜 친구이자 동료인 송교수가 마음을 많이 쓴 딸이 가정을 이루게 되니 감회가 남다른 모양이어서 일찍부터 함께 축가를 부르자고 제안을 했다. 부인인 강선생도 적극 원하여 그렇게 하기로 했다.

곡목은 이동원, 박인수가 함께 불렀던 ‘향수’다. 정지용의 시에 곡을 붙인 낭만적인 노래이지만 결혼식 축가로 잘 어울릴까 걱정도 없지 않았다. 곰곰 생각하니 그 아버지의 마음이 잘 녹아있는 듯해서 오히려 진솔한 노래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과는 한두군데 박자를 놓치고 서로 엇길린 부분도 없지 않았으나 사랑과 마음은 충분히 전달되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기뻐했다.

돌이켜보니 송교수가 결혼할 때 내가 역시 축가를 불렀다. 그 장모님 6순 잔치에서도 축가를 했으니 인연이 깊다. 40년 가까운 인생길을 각자의 영역에서 대과없이 지내온 것을 감사한다. 새 가장이 행복하고 딸을 떠나보낸 마음이 너무 허전하지 않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