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vities

책을 통한 만남-以文會友

이종민 교수가 편한 책 [그 시를 읽고 나는 시인이 되었네]를 읽다가 이문회우란 말을 다시 떠올린다. 대면하여 만나지 않아도 글과 글로 서로가 연결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속에 실린 일부 시인들은 이런 저런 인연으로 만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글로만 사귄 사람들인데 친숙한 느낌이다.

최원식 교수가 쓴 머리글을 읽다가 내 이름을 발견하고 놀랐다. 이종민 교수와의 인연으로 나를 만났고 내가 정년을 맞아 제자들에게 글씨를 써준 서예전을 이 책의 출간과 함께 떠올리게 되었다고 적었다. 고맙기도 하고 세상 인연이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첫 글을 쓴 김용택 시인의 소탈하고 맛갈스런 내용을 접하면서 섬진강 그 집에 들렀던 여름날 기억이 떠올랐다. 책의 기획과는 다르게 김용택 시인은 딸과의 문자대화를 주제로 한 최근작 시를 실었다. ‘안녕, 피츠버그, 그리고 책’이란 제목의 이 시의 일부분 ‘인생은 마치 시같아 난해한 것들이 정리되고 / 기껏 정리하고 나면 또 흐트러진다니까…’ – 그런 듯 싶다. 정리되고 흐트러지고 다시 정리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