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의 시간이 계속되면서 책 읽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런데 강제로 유폐된 느낌이어서 그런지 책에 집중할 마음의 평정심이 자주 깨진다. 잡생각이 많아지고 이런 저런 염려들이 마음을 뒤흔든다. 유발 하라리의 3부작 [호모 사피엔스], [호모데우스]와 [21세를 위한 21가지 주제]를 e-book으로 읽다가 소리로 읽어주는 기능에 처음 접했다. 침대에 누워서 듣는 독서는 새로운 경험이었다. 아직은 기계음의 어색함이 이해를 방해하고 눈으로 읽는 것만큼 의미파악이 되는 것 같진 않았지만 청각으로 와 닿는 타인의 생각은 확실히 달랐다. 독서가 아니라 청서의 시대가 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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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연재 (居然齋)
번잡한 도시를 떠나 전원생활을 해 보려 마음먹은 지 몇 년이 지났다. 조용한 시골에 땅을 보러 다니기도 했고 어떤 집이 좋을지 다른 집들의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고 관련 프로그램들을 시청하기도 했다. 아직 그 꿈은 미완으로 남아있지만 가상의 공간에 새로운 집을 짓게 되니 마음이 즐겁다. 비대면의 기술환경이 강의나 회의, 거래와 소비에 한정될 이유는 없을 터, 웹사이트의 공간이 주는 새로운 방식이 21세기형 선비의 혁신공간이 될 수도 있겠다. 제자들의 정성으로 터가 닦인 이 집을 ‘거연재’라 이름하면서 담담하면서도 역동적일 새 삶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