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오늘의 화두

호흡공동체

잠을 깨면 대문을 열고 심호흡을 하는 버릇이 생겼다. 코로나와 무더위로 답답해진 만큼이나 아침 공기의 상쾌함이 좋다. 풀내음을 담은 신선한 바람을 폐부 깊이 들이마시노라면 내 숨이 생명의 원천에 가닿는듯한 신비함마저 느낀다. 헬라어에서 바람, 호흡, 영혼, 숨 등은 모두 같은 어원을 지녔다고 들었는데 충분히 그럴 법하다.

호흡공동체라는 책을 접했다. 인류는 물론이고 동식물까지도 공기를 나눠 마시는 생명공동체의 일원이라는 관점에서 공동체의 공기를 주목하자는 논지가 신선했다. 어떤 공기를 누구와 더불어 마시는지, 그로 인한 위험과 기회가 어떻게 배분되고 공유되는지를 공기관계로 개념화하고 그것을 둘러싼 공기의 과학과 공기의 정치를 도모하자는 제안도 새로웠다.

공기는 지구공동체에 속한 모든 살아있는 존재들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값없는 공유재이지만 오염되면 모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미세먼지가 초래하는 오늘의 위기는 울리히 벡의 경고처럼 국경과 계층, 남녀와 노소를 불문하고 민주적으로 확산되는 위험의 명백한 신호탄이다. 숨쉬기가 힘든 위기 앞에서 공기의 과학을 강조하는 저자들의 주장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