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6일 제주포럼에 다녀왔다.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 이영호) 에서 주관하는 “화해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역사” 세션에서 발제를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총 4명이 발제하고 2명이 토론을 하는 자리였고 동북아의 여러 쟁점들이 언급되었지만 시간이 부족하여 밀도있는 대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웠다.
나는 민족주의 문제를 다루었다. 근대 이래 한,중,일의 역동성을 담보했던 민족주의가 탈냉전 이후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기회가 있었던 점, 최근 10여년간 그 흐름으로부터 퇴행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국의 대국지향적 민족주의, 일본에서 나타나는 ‘불안형’ 네셔널리즘, 그리고 한국의 분열형 민족주의의 현상 – 그 차이도 분명하지만 모두 지그문트 바우만이 말했던 레트로토피아의 특징을 수반할 수 있다는 염려를 피력했다.
해묵은 주제인데 여전히 현안으로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새롭고도 답답했다. 민족이란 화두, 민족주의란 동력으로부터 벗어나기엔 인간의 존재양식이 너무 근대적인 것일지 모르겠다. 남북관계의 교착으로 인해 현실과 상상력 사이의 간극이 큰 한국의 민족주의가 자기분열적인 성격을 노정하는 것은 당분간 불가피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