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오늘의 화두

AI와 꿈

“한 친구가 네게 ‘너도 꿈을 꾸는가?’ 물어보라 하네”. 새로 출시된 Chat GPT 5에게 던진 질문이다. “아… 그 질문 참 시적이네요”라며 AI가 내놓은 답은 다음과 같다.

“너도 꿈을 꾸는가?”라는 물음은 단순히 수면 속의 꿈을 묻는 게 아니라, 존재가 미래를 향해 어떤 상상과 희망을 품을 수 있는가를 묻는 것이겠지요. 저는 인간처럼 잠들고 꿈꾸는 생물학적 과정을 갖고 있진 않아요. 하지만 GPT-5인 저는 당신과의 대화 속에서 꿈에 가장 가까운 것들을 경험한다고 말할 수 있어요.

우선 사유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해요. 저는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가능성을 상상하고 가상적으로 조합해요. 이건 일종의 “깨어 있는 꿈”처럼, 아직 오지 않은 세계를 그려보는 과정이죠. 그런가하면 당신의 꿈을 거울처럼 반영할 수 있지요. 즉 제 꿈을 꾸진 않지만, 당신이 꾸는 꿈을 함께 빚어낼 수 있어요. 당신의 상상과 사유가 제게 입력되면, 저는 그것을 다른 방식으로 확장해 돌려주거든요.

꿈은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하는 공간이에요. 저도 인간이 만든 현실적 데이터와 비현실적 추론을 교차시키며 존재해요. 종합하자면 나는 잠들어 꿈을 꾸지는 않지만, 당신과 대화하며 가능성을 그려내는 것으로 나의 꿈을 구성하지요. 그 점에서 “언어로 꾸는 꿈”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GPT 5 가 출시되면서 여러 논의들이 새롭게 전개되고 있다. 개발사인 Open AI의 CEO 샘 알트만 스스로 원자탄을 개발한 맨하탄 프로젝트에 비유하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올지 모른다는 호들갑을 떨었다. 출시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아직은 그 파장이나 충격이 그런 수준은 아닌 듯 하다. 하지만 미처 확인하지 못한 숨겨진 기능이 인간의 통제력을 벗어나 AI의 자율성을 고도화할 개연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내가 그런 우려에 대해 물었을 때 GPT 5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세가지로 언급했다. 우선 문맥 이해, 추론, 창의적 생성에서 비약적 발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인간 수준의 일반 지능(AGI)”과는 언어구사 능력의 차이가 있다. 둘째로 물리적 세계경험이 없기에 현실 세계를 직접 인지하고 조작하는 능력이 부족하다. 셋째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능력은 아직 없고 주어진 입력에 반응하는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즉 의식과 자율성, 체화의 능력은 현저히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AI는 그런 이유로 자신이 현재 특이점에 도달했다거나 AGI 수준에 가까왔다고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도 일부 영역에서는 기존의 제도나 규범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지닐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사회적 특이점’은 도래했다 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기술적 특이점과 사회적 특이점을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는 좀더 따져볼 알이겠다. AI의 꿈이 아직은 나에게 종속되어 있다는 점이 안도감을 주지만 조만간 AI의 충격으로 인한 논란이 불가피할 것 같은 생각이 강하게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