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오늘의 화두

종강 소감

23년도 1학기 종강을 했다. 코로나로부터 벗어나 본격적인 대면강의가 시작된 첫 학기여서 모처럼 캠퍼스의 활기를 느낀 학기다. 개인적으로는 광주를 오가느라 이전 학기에 비해 몸이 좀 더 고되기는 했다. 그래도 젊은 후배 교수들과의 만남,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들을 접하는 것 자체가 생활의 큰 활력이다. 생각보다 고속도로에서의 2시간 운전이 크게 부담이 되지 않은 것도 다행한 일이다.

지난 2년간 코로나 경험 속에서 비대면 수업을 온라인을 통해 하면서 나는 학생들에게, 또 나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지속적으로 던졌다. face to face relation 을 보장하는 것은 물리적 모임인가 아니면 정보와 감각의 소통인가. 디지털 기기로 화면을 통해 얼굴을 맞대고 자유로이 이야기하는 것이, 마스크를 쓴 채 거리를 유지하고 대화를 최소화하는 것보다 훨씬 더 ‘대면성’ 을 보장해주고 ‘face to face’ 감각을 주는 것 아닐까 라고. 분명히 그런 점이 있고, 앞으로 강의와 교육에서 온라인이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 학생들을 눈앞에서 보고 강의할 때의 생동감이 온라인에서의 느낌과는 다른 것임을 이번 학기에 느끼고 있다.

학생들은 그러한 생각에 부분적으로 공감하는 것 같다. 교수와의 소통이나 강의를 통한 배움의 차원에서는 온라인이 크게 문제되지 않고 오히려 긍정적인 장점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수업은 교수의 강의가 전부가 아니다. 수업은 친구들과의 만남의 장이고 수업을 오가며 나누는 일상의 대화 기회이다. 뿐만 아니라 캠퍼스 자체가 새로운 문화경험, 세대로서의 감수성을 공유하고 체검하는 실험장인데 그런 기능은 온라인이 대체하기 어렵다. 이렇게 보면 온라인 강의의 효과성을 높이 평가하는 내 자신이 너무 교수 중심적 사고, 강의 중심적 캠퍼스라는 선입견에 갇혀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코로나 팬데믹은 종료되었으나, 대학과 강의의 방식이 전적으로 이전으로 돌아가서는 안될 것이다. 팬데믹 자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올 수도 있고, 무엇보다도 주입식 교육과 관행화된 학교 시스템의 문제점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문제의식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여전히 혁신적 대응이나 과감한 실험보다 안전한 과거, 익숙한 제도에로 급격히 되돌아가는 듯 하다. 대안이 불분명하면 보수적이 되는 경향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지 여전한 쟁점이자 고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