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손흥민 선수가 유럽 프리미어 리그에서 23골로 득점왕에 오르는 대기록을 세운 후 그를 키운 아버지 손웅정의 교육론이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수년간 패스와 드리볼이 두 발에 익숙해질 때까지 기본동작만 반복훈련 했다고 한다. 기본기를 강조하는 원칙을 아들에까지 철저하게 지킨 일관성이 놀랍고 그 아버지의 지도에 성실하게 부응한 손흥민의 자세는 더욱 놀랍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굳이 청문회에서 쏟아져나오는 유명인사 가족의 변명을 듣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고 있는 바다.
탁월함을 강조하고 최고의 기량을 얻기까지 스스로를 절차탁마하는 프로정신은 개인에게나 사회에게나 발전의 원동력이다. 앞으로 손웅정의 교육론을 빌어서 월드클래스, 최고를 향한 끝없는 노력을 강조하는 주장들이 더욱 힘을 얻을지도 모르겠다. 이런 집념이 반도체 강국과 BTS 신화를 가져온 한 힘임은 부인할 수 없는데 저런 방식을 모든 사람, 모든 영역에 보편화해도 좋을지는 의문이다. 모두가 일류 축구선수가 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시합이 프로게임일 수 없다. 어디에선가는 기본기가 모자란 사람도 축구를 즐길 기회가 주어져야 하고 개인의 기량보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르쳐야 할 때도 있다.
아마추어리즘과 프로페셔널리즘은 우리 삶을 이끌어가는 두 바퀴다. 전문적 능력이 평가받고 뛰어난 프로들만 주목받는 세상인 듯 하지만 사실 우리의 삶은 대부분 아마추어적이다. 부모 노릇이나 시민 역할을 프로처럼 하고 있다고 장담할 사람이 누가 있을 것인가. 사회적으로도 프로들의 세계와 아마추어 활동무대의 경계가 생각처럼 분명한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경연을 통해 발굴된 프로 연예인들이 적지 않고 곳곳의 인플루언서 인기가 제도언론의 영향력을 잠식하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화는 아마추어형 프로, 프로형 아마추어 같은 융합형태를 더욱 조장할 것이다.
점점 더 프로페셔널리즘과 아마추어리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질 것이다. 프로 의식이 없으면 전문성과 경쟁력이 약해지지만 지나친 프로의식은 전문가주의나 실력주의의 덫에 빠지기 쉽다. 아마추어적 태도는 참신성과 유연성을 가져오지만 지나치면 무책임한 적당주의를 심화시킨다. 이 균형이 깨어지면 엘리트주의로 변질된 프로의식이나 팬덤정서를 부추기는 아마추어리즘의 위험이 커질 것이다. 존경받는 프로페셔널리즘과 책임있는 아마추어리즘을 어떻게 균형있게 재구축할 것인가 – 손흥민의 쾌거에 박수를 보내면서 자문해보는 질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