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 오늘의 화두

사사친

5월 16일 스승의 날을 맞아 사회사학회 활동으로 오래동안 학연을 이어온 몇분들이 학회의 창립과 발전에 초석을 놓으신 서울대 신용하 명예교수님을 모시고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모두들 정년을 해서 학교에선 명예교수가 되고 지하철을 무임승차할 자격을 얻어 소위 ‘지공도사’ 반열에 들어섰지만 스승과 함께 하는 자리에서는 늘 학생 시절이나 초보 교수 시절의 느낌이 되살아나는 모양이다. 다들 이전 일들 회상하면서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다. 신용하 교수님은 최근 출간한 또 한권의 묵직한 저서를 가져오셔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사회사연구회가 태동하던 1980년으로부터 따져보면 벌써 40년이 넘었다. 한국사회가 엄청난 변화를 겪었던 시기였던만큼 개개인의 생애도 몇 권의 책으로도 모자랄 스토리들로 가득할 터이다. 노치준 목사는 종교사회학자로서의 활동을 뛰어넘어 직접 목회의 현장에서 새로운 길을 걸었고 황경숙 교수는 학장으로 학교와 학계 이곳저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성실한 연구자의 모범이라 해도 좋을 김필동 교수는 사회사학회와 충남세종 사회학계의 중추역할을 해왔고 국내외 시민운동에 열심으로 참여해온 이정옥 교수는 여가부 장관으로 국정에 참여했다. 일본연구자인 한영혜 교수는 전통춤을 배우고 즐기는 춤꾼이 되었고 정근식 교수는 새로운 연구영역을 개척하는 열정에 더하여 2기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이 되었다. 자리를 함께 하지 못했지만 조성윤 교수는 제주를 중심으로 민속종교와 기층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있고 김경일 교수는 정년기념저작만으로도 두 권의 묵직한 책을 내놓을 정도로 여전한 건필을 자랑한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학문활동을 했고 일이년을 사이에 두고 정년을 한 동세대여서인지 오랜 동학으로서의 우애를 깊이 공감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간간히 만나는 모임을 만들자는 제안에 너나없이 찬성했다. 한영혜 교수가 발빠르게 ‘사회사 노친네’라는 이름으로 카톡방을 개설했는데, 정겨운 이름이지만 아직은 ‘ 나 젊어’를 외치고 싶은 마음을 반영하여 새 이름을 정하기로 했다. 황경숙 교수가 서로의 의견을 모으는 프로그램을 공람한 덕분에 ‘사사친’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사회사학회 친구들’의 줄임말이면서 편하고 사사로운 모임이란 의미도 담을 수 있는데다 부르기도 편해 참 좋다. 한국사회사학회가 내 학문여정에 큰 도움을 준 곳인데 이제는 이런 좋은 모임까지 선사하는 인연이 되니 너무 감사한 일이다. 사사친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