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학회 임시총회에서 새로이 학회 이사장으로 선임되었다. 특별한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회장을 역임한 회원 가운데서 법인이사회를 대표할 사람을 한 명 선정하여 이사장 역할을 부탁하는 절차에 불과하지만 사회학 공동체 안에서 평생 살아온 학자로서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이다.
돌이켜보면 대학을 다니면서부터 학회와 이런 저런 인연을 맺었다. 70년대만 해도 학회는 법인격을 갖춘 것도 아닌 관련 학자들의 자발적 결사체에 불과했다. 학회 행사도 비공식 세미나 같이 오손도손한 분위기였다. 학회가 조직적인 특성을 띠고 체계적으로 관리되면서 법인이 되었는데 좋은 점도 불편한 점도 공존하는 듯하다.
앞으로 학회라는 조직은 어떻게 변해갈까? 힘과 돈이 없는 순수학술단체로서의 학회가 급변하는 지식유통과 문화소비의 바람 속에서 어떻게 자기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 연구자들 개개인의 역량과는 별도로 결집된 정체성은 약화되고 있는 분과학문 공동체의 앞날이 그다지 밝아보이지 않아 마음 한켠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