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tivities

종강

2022년도 1학기 종강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3학기 연속 비대면 강의로 학기를 마쳤는데 광주과학기술원에 부임한 이래 대면수업을 해볼 기회를 지금껏 갖지 못한 셈이다. 오고 가는 수고를 덜었으니 분명 몸은 편했는데 모니터 앞에서만 1년 반을 보낸 허전함을 부인하기 어렵다. 두 과목을 열심히 준비해 가르쳤지만 일방적인 강의로 시종하게 된 것도,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직접 들을 기회를 갖지 못한 것도 아쉽다.

5월 초 대면수업으로 전환해도 좋다는 조치가 있어 학생들의 의견을 물었다. 90% 이상이 비대면 수업을 찬성했다. 이미 익숙해진 강의방식이 주는 편리함에서 굳이 벗어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읽혀졌다. 강의하는 나도 관성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데 학생들이라고 그렇지 않겠는가. 스크린 앞에서 수동적인 청중으로 앉아있어야 하는 비대면 수업이 결코 즐거운 것만은 아니겠으나 외출에 필요한 여러 부담을 피할 수 있는 장점은 결코 무시하지 못할 듯하다.

다음 학기는 대면 수업으로 전환할 것이 예상되지만 비대면 수업의 장점을 어떻게 이어갈지는 새로운 과제다. 각자 편리한 자리에서 화면을 통해서지만 서로의 얼굴을 정면으로 대하고 눈과 눈을 마주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던 비대면 수업에 비해, 마스크를 한 채 떨어져 앉아 조심스레 강의하는 대면 수업이 얼마나 더 ‘face to face’ 에 부합할지 내 스스로 확신이 서질 않는다. 디지털 환경이 가져온 상호관계와 정보전달 방식의 대전환이 교육현장에 미치고 있는 변화가 팬데믹이 끝난다고 중단될 리는 없을 터… 앞으로의 변화와 경험이 흥미로운 관찰거리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