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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나눔 심포지엄 발제

재단법인 통일과 나눔이 주최한 학술행사가 많은 청중의 참여로 성황리에 끝났다. 통일을 준비하는 민간재단으로 출범한 이후 다양한 연구지원과 차세대 육성에 애써오다가 이번에 큰 학술회의를 연 것이다. 인사말을 한 이영선 이사장은 한반도 안팎의 어려움이 커질수록 장기적 전망으로 통일을 향한 준비와 노력이 절실함을 강조했다. ‘통합으로 통일을 연다’라는 대 주제가 그런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하겠는데 윤영관 전장관이 국제정치적 시각에서, 김병연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이 경제통합의 관점에서 그리고 내가 사회문화교류의 측면에서 각기 발제를 했다. 세시간이 넘는 시간동안 줄곧 자리를 지킨 청중들의 표정에서 진지함이 강하게 느껴졌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코로나 상황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남북관계는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어서 이런 행사가 다소 위축될지 모르겠다는 염려도 있었는데 대한상공회의소 대강당 200여명 자리가 꽉 찼고 유투브 실황중계에 접속한 사람들 숫자만 7천명 가까이 되었다고 한다. 심포지엄을 준비한 주최측의 노력이 컸을 것은 물론이고 남북관계의 개선을 바라고 통일의 꿈을 지닌 사람들이 우리 사회 곳곳에 적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리라.

구성 상 나는 사회문화통합을 위주로 발표했지만 남북관계는 언제나 정치와 경제가 주를 이루어왔다.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해서 민간교류, 사회문화적 신뢰구축이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정치군사적인 쟁점과 국제적 이해득실을 따지는 냉정한 계산이 늘 우선되는 것이 현실이다. 핵무력과 정치주의를 앞세운 북한은 더더욱 민간교류에 소극적이고 사회문화 접촉이 북한 체제의 이완을 가져올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당위적 균형감각과 현실적 우선순위가 어긋나는 경우는 남남갈등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며 최근 세대간, 젠더간 그 편차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지름길을 찾으려는 조급함이 드센 시기에 지속가능한 신뢰와 장기적 통합역량을 키워나갈 큰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확인하는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