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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의 기원

임인년 새해를 맞아 집 근처 작은 산을 올랐다. 차가운 공기와 파란 하늘이 앞으로 펼쳐질 시간의 온도와 색깔을 말해주는 듯하다. 개인적으로 볼 때 올해는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아 비교적 담담하다. 작년처럼 정년을 하거나 새로운 학교에 자리를 잡을 일도 없고 거처를 옯길 일도 없으니 말이다. 이제 본격적인 포스트 정년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보아도 과인이 아닐 듯… 평온한 한 해가 되길 기도했다.

사회적으로는 결코 평온하기 어려울 한 해다. 대선과정에서 한국사회가 적지 않은 감정적 이념적 혼란을 겪을 것이고 큰 갈등의 골을 건너야 할 것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양극화의 그늘이 코로나 상황의 장기화와 맞물려 빚어낼 사회경제적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정중동의 북한이 어떤 행보를 취할지, 한미동맹의 여러 쟁점들이 어떻게 조율될지, 그에 따른 한반도의 상황이 어떤 기상도를 나타낼지 모두 유동적이다. 팬데믹 충격과 기후위기, 그리고 디지털 첨단기술이 함께 만들어내는 문명적 대전환이 인류에게 미칠 파장도 보다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개인사와 국가사, 문명사의 흐름이 같을 수 없는만큼 국가나 인류 차원보다 개인의 평안을 비는 것이 인지상정이겠다. 하지만 개인의 미래가 그 자체로 자율적일 수 없는 것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젊은 층일수록 더더욱 그 영향력의 자장이 강할 터이고 사회적 변화가 심한 때일수록 그 상호얽힘이 클 수밖에 없다. 자신의 이해만이 아니라 국가와 인류 전체의 행복을 염려하는 지혜와 감성이 좀더 커지는 해가 되기를… 그래서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범인류적이로나 좀더 건강하고 평화로우며 공존지향적인 변화가 나타나기를 새해 벽두에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