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여행

려순감옥

여순, 뤼순이라고도 하는 곳은 동북아 근대사의 요충지였고 20세기 한국사와도 연관이 깊다. 러시아의 영향 하에 개발된 곳이면서 러일전쟁으로 승리한 일본이 할양받았다가 3국간섭으로 내놓은 곳이다. 이토오 히로부미를 저격한 의사 안중근이 투옥,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곳이다.  신채호를 비롯한 적지 않은 한국의 독립지사들이 옥고를 치루고 심지어 옥사한 가슴 아픈 역사가 배어있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사회사학회의 학술회의를 마치고 현지 교수의 도움으로 이곳을 방문, 곳곳을 둘러보면서 동북아 지정학의 안타까운 엇갈림을 생각했다. 이곳이 유럽 지중해의 도시처럼 중국과 조선, 러시아와 일본을 잇고 서로의 문물이 섞이며 신뢰와 호혜의 도시를 건설할 가능성이 없진 않았을 터… 그 길이 막힌 연유가 어디에 있었을까를 생각하며 동북아의 초국가적 도시형성의 미래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