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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4. 4. 손명아 박사학위 논문을 받고 담소하다

손명아의 박사학위논문을 받았다. 나를 지도교수로 해서 공부하겠다고 입학한 성실한 학생인데 그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내가 정년을 하고 서울대를 떠나 늘 마음에 부담으로 남아있던 제자다. 그래도 열심히 의견을 구하고 상의하면서, 또 김석호 교수가 후임 지도교수로서 잘 도와주어 좋은 논문으로 학위를 받고 졸업하니 내가 서울대에서 채 끝내지 못한 마지막 숙제를 마친 느낌이다.

졸업식에 참석할 수 없어 미리 축하사진은 찍었지만 정작 인쇄된 논문을 받지 못했는데 내가 상경하는 날 서울역으로 손박사가 나왔다. 심사과정에서 내용은 이미 검토한 것이지만 깔끔하게 제본된 논문을 보니 그간의 애쓴 흔적이 생생하게 담겨있는 듯하다. 탈북청년들이 탈북을 결심할 때부터 또 한국에 입국한 이후의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각기 다른 경로를 보여주는 과정과 변인을 그 생애사적 경로를 따라 분석한 뜻깊은 연구를 잘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결혼을 하고 예쁜 아들을 키우는 수고도 겸해야 했는데 쉽지 않은 두마리 토끼를 다 잡아낸 것에 축하와 격려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앞으로 관련 영역에서 좋은 연구자로서의 경력을 쌓아가기를 기대하고 성원한다.

2024. 3.1 이정연 교수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임용

이정연 교수가 경북대 사회학과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소식이다. 늘 성실하게 연구하고 가르쳐온 것에 대한 응당의 결과이겠지만, 인사는 늘 의외성이 있고 사회학 교수충원의 기회도 많지 않은 현실을 고려하면 참으로 기쁘고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종 3명 후보자로 발표하러 간다고 연락을 했을 때도, 최종임용후보자가 되어 총장면담을 하러 간다고 알릴 때도 연초에 내가 써서 보낸 ‘비룡승운’ 글귀를 떠올렸다 했다. 왠지 용이 승천하는 그런 비상의 기운을 느꼈다는 것인데, 자신감과 기대감을 갖는데 도움이 되었다니 다행이다.

2023. 11. 24. 김용희 김경현 사장 부부, 조주원 박사 방문, 즐거운 담소

전북대학교 시절 제자로 인연을 맺은 김용희 김경현 사장 부부, 조주원 박사와 즐거운 식사와 대화 시간을 가졌다. 80년대 전반의 시기였으니 40년을 넘긴 인연인데 잊지 않고 연락하고 또 먼길을 방문해주니 고마운 일이다. 강의실에서 교수와 학생으로 만난 탓에 지금까지 스승-제자라 부르고 있지만 기실 같은 시대를 함께 살고 있는 동세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들 머리에 하얀 빛깔이 늘어가고 주름살도 연륜을 드러내는 모습을 피하지 못한다.

김용희 사장 부부는 사업도 잘 하고 대인관계도 원만하지만 독실한 카톨릭 신자로서 베푸는 삶을 살고자 하는 자세가 언제나 분명하다. 김경현이 병으로 한동안 고생했는데 건강한 얼굴로 다시 대하게 되어 무엇보다 기쁘고 고마왔다. 세종 가까이에서 작은 거처에서 생태농업을 하고 있는 신부님과 만난 이아기를 들려주면서 ‘우리는 너무 많이 갖고 있어요’, ‘나누어 주는 삶이 정말 보람된 것임을 느낍니다’ 라는 말을 할 때 이들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까지 했다. 경쟁과 이익다툼의 세상살이에서 저런 마음을 초지일관 지켜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잘 알기 때문이다. 조주 원 박사는 대학시절부터 깔끔한 글씨와 잘 정리된 답안이 돋보였는데 다소 늑게 조경학 분야 공부를 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세종과 주변 일대의 도시계획과 조경디자인에 대해 여러 경험과 식견이 넓어 대화를 통해 배운 바가 많다.

일전에 써준 글씨가 언제나 좌우명처럼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으니 고맙기도 하고 보람도 느낀다. 그 글에 담긴 내용처럼 늘 건강하고 평안하며 행복하기를, 또 써도 써도 줄지 않는 풍성함과 여유가 항상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비는 훈훈한 자리였다.

2023. 11. 17. 전재만 대사, 이우신 교수 세종 방문

오랜 친구인 전재만 대사, 이우신 교수가 세종을 방문했다. 대학시절 신림동에서 하숙을 함께 했고 같은 학번으로 대학생활을 했던 사이다. 전대사는 외무고시를 거쳐 중요한 외교현장에서 오랜 역할을 수행했고 특히 중국어에 능통하고 초기부터 대중외교 현장에서 많은 수고를 했다. 이교수는 한국의 조류에 대해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 전문가이자 일본, 미얀마 등 동북아와 동남아 일대의 생태계 연구자로서 지금도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중이다.

대학시절의 인연이 평생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사회활동을 하면서 각자의 경험과 활동공간이 달라지고 접점이 만들어지지 않은 동기들은 거의 연락조차 두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제는 건강이 여의치 않거나 멀리 있어 소통하기 어려운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게 보면 모두 건강하게 수십년의 우정을 이어올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모두의 평안을 비는 마음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23. 11.2.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OB 지부 모임

김천식 전 통일부차관이 통일연구원장으로 부임했다. 내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으로 있던 2013년에 특별연구교수로 연구하고 활동할 수 있게 해 드린 인연으로 김차관도 3년 가까이 서울대 통평원의 한 식구로 함께 지냈다. 그간 내가 데리고 있던 여러 학자들이 대학으로 또 연구소로 적지 않이 옮겨갔는데 그 가운데서도 통일연구원의 연구원으로 자리잡은 사람들이 여럿이다.

이상신 박사, 서보혁 박사, 정은미 박사, 최규빈 박사 등이 그 대표적인 분들이다. 김 원장께서 모두 함께 식사하는 자리를 만드셔서 서초동 맛집에서 오랫만에 즐거운 모임을 가졌다. 다른 연구기관에 있던 장용석 박사도 자리를 같이 했다. 모두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을 거쳐온 인연을 공유하고 있으니 OB 모임이라 해도 좋을 터였다. 지난 시절을 이야기하기 좋아하면 나이든 증좌라 했는데 나이와 무관하게 OB 모임은 옛 기억에 기반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한반도 안팎의 정세가 크게 변하고, 국내적으로도 정부 기조가 달라진 만큼 통일연구원의 내부 분위기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모양이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탓에 통일부의 역량있는 간부들도 이 분야에 헌신해온 시민사회의 활동가들도 위축되고 답답해하는 요즘이다. 연구원의 전문가들도 크게 보면 이런 분위기로부터 자유로울수는 없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이나 모두 냉정한 분석의 대상일 뿐이라는 자세가 학자에겐 더욱 요청되는 것인만큼 새로운 전략적 비전과 대응논리를 찾아내는 창조적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3. 10.28. 서울여대 이정연 교수 세종 방문

서울여대 이정연 교수가 세종 집으로 방문해서 즐거운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미 학계에 주목받는 연구자로 성장했고 학교에서도 인기와 존경을 받는 교수가 되어 있는 중견 학자이지만, 오래전 대학원 시절 수업과 논문지도로 이야기 나누던 때가 먼저 생각났다. 서울대 사회학과에서는 그다지 인기있는 주제가 아니었던 종교현상, 특히 대형교회에 대한 이교수의 진지한 관심과 문제의식이 내게 강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최근에는 정신질환에 대한 새로운 연구에 진력하고 있다고 한다. 내게 보내준 두어편의 논문을 나도 재미있게, 또 무겁게 읽었던 것을 기억한다. 정신건강이 의학적인 연구와 치료의 대상으로 자리잡는 과정은 결코 생물학적이거나 신체의학적 변화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것은 질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 집단적 이해, 문화적 판단 등이 한데 작용하여 사회적으로 구성되고 형성되는 사회학적 현상이다. 이교수는 몇몇 대표적인 사례들과 인터뷰 자료를 통해 심층적으로 이 양면을 해명하려 시도한다. 야심차면서도 중요한 작업이다.

21세기 우리의 삶은 점점 더 정신과 물질, 머리와 몸,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재조정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도 위기도 커지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 경계선 상에서, 또는 역동적인 크로스오버 현상으로 인해 당혹해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이 중 일부는 스트레스와 우울감으로, 또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고생하며 결국은 정신질환으로 진단받기도 한다. 사실 이런 경향은 우리 시대의 특질이며 집단적인 현상이라 하는게 더 옳을지 모른다. 안타까운 것은 이 문제를 의학적으로만 접근하려 하고 사회문화적 치유 방법과 노력은 별로 이루어지지 못하는 현실이 아닐까 싶다.

점점 어려워져가는 사립대 상황, 많은 수업과 새로운 연구를 병행해야 하는 어려움, 나날이 달라져가는 젊은 세대의 스타일 등이 또다른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비단 학계에서만 부딪치는 일은 아니겠으나 그 또한 변화하는 시대의 한 모습일 터이다. 진지하게 열심히 생활하려는 사람일수록 스트레스와 과로가 누적되기 쉬운 시대, 최선을 다하되 여유를 잃지않고 자신의 건강과 평안을 지키는 나름의 대응방식을 잘 갖추라고 조언했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 시대 모두에게 요구되는 숙제가 아닐끼 싶다.

2023. 9.26 이강재, 김준호 교수와 환담

전남대 이강재 교수, 광주대 김준호 교수와 점심을 하고 환담을 나누었다. 김준호 교수가 주선한 자리인데 나도 오랫만에 이강재 교수를 만나 즐거웠다. 이교수도 정년퇴임을 했는데 이미 십수년 전에 도심에서 떨어진 곳에 주택을 지어 거주하면서 나름 즐거운 전원생활을 하고 계신다 했다. 몇 년전 튀빙겐에서 이교수 안내로 멋진 하이킹을 했던 기억이 새로운데, 숲길을 좋아하고 산책을 즐기던 생활방식이 이미 오래 전부터 해오신 것인 듯 했다.

전라남북도가 주도해서 추진했던 ‘전라도 천년사’ 관련 논란이 화제로 올랐다. 이교수께서 고대사 분야의 주요한 역할을 하셨던 관계로 여러모로 마음고생이 크시다는 소식을 어렵풋 들은 적이 있었지만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더욱 안타깝기 짝이 없다. 성실한 학자들의 수고와 학술적 글쓰기를 정치적인 잣대나 감정적인 대응으로 거칠게 다그치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거니와, 그런 상황에 부화뇌동하는 정치권과 행정관료들의 무책임성은 더욱 큰 문제다. 이성과 논리를 감정과 선동이 짓누르는 형국이 아닌가 싶어 걱정스럽다. [삼국사기] 번역본을 선물로 주셔서 감사히 받아 돌아왔다.

2023. 9.1. 박해남 박사 계명대 교수로

박해남 박사가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로 부임했다. 유능한 연구자가 교수직을 얻게 되어 너무 기쁘다. 전국적으로 지방대학이 위축되고 특히 사회학 분야 교수직의 신규채용이 많지 않은 상황인데 좋은 결과를 얻었다. 평소의 성실함과 진지함이 빛을 발한 것이라 생각한다.

박해남 박사는 스포츠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종교, 도시, 역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탐구열이 뛰어나다. 한국근대문화사에 대한 연구들이 최근 특정 분야나 구체적 쟁점 중심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성과는 중요하지만 역시 큰 틀에서 당대 흐름 전반을 읽어내는 종합적 시야가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많은 자료의 섭렵, 영역간 관심의 크로스오버, 복합적 해석역량이 필요한데 박해남 박사는 그런 여러 자질들을 잘 갖춘 학자여서 적재적소라는 생각이다.

특히 동아시아 전반을 아우르는 큰 흐름, 문명의 역사에 대한 시각이 요구되는데 그 부분에 깊은 관심을 가진 대학에서 가르치고 연구할 수 있게 되어 큰 다행이다. 대구의 명문사학으로서, 동아시아 문화교류와 문명적 전환에 대한 주요한 연구거점이 되는데 박해남 교수가 큰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

2023. 7. 24. 김수진의 문화이야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김수진 박사와 점심을 했다. 문화적 감각이 탁월한 전문가로부터 유물, 전시, 기획과정에서 겪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는 것은 흥미롭고 즐거울 뿐 아니라 유익했다. 김박사가 대학에 자리를 잡지 못한 것이 안타까왔는데 이번에는 대한민국 대표 박물관의 컨텐츠를 다루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 오히려 더 잘된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지적인 발랄함과 역동성을 찾기 어려운 오늘 대부분의 대학 분위기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문체부 내의 독서클럽에 참여하기로 했다는 말을 들으면서, 또 음악과 자전거 타기 등 개인적인 관심을 나누면서 취향과 취미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주변의 몇몇과 밴드구성 아이디어도 주고 받았다는 말을 듣고 나는 적극적으로 공연을 추진해 볼 것을 권유했다. 무겁고 거창하며 장기적인 행사가 아닌, 일회적일 수도 있고 조촐할 수도 있겠지만 스스로 즐기고 교감할 수 있는 활동이 정말 소중하다는 생각이다. 깊이 있고 많은 훈련을 요하는 취미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 내가 할 수 있는 능력을 자랑스럽게 다듬고 발전시키는 것도 얼마든지 좋은 일이다.

유투브의 기술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대화거리였다. 우리 모두는 유튜부에 널려있는 공짜 점심, 보석같은 내용들을 매일 즐기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여 나도 컨텐츠의 생산자가 되어볼 수 있다는 것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가능성이다. 인기나 평판, 이익을 욕심내지 않고 일기쓰듯 채팅하듯 소소한 일상의 편린들을 나름의 컨텐츠로 만드는 것은 고상한 취미활동으로 충분히 고려해볼 만한 것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더욱 좋은 일일테고…. 김박사는 감각이 좋고 현장에서 경험하는 바도 다양하니 개성적인 컨텐츠를 만들 능력이 충분할 것이다. ‘김수진의 문화이야기’ 같은 유투브를 언젠가 접할 때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2023. 6. 30. Slow Disaster 연구와 아체

부산대 주윤정 교수가 SSK 연구단의 답사활동으로 다녀온 인도네시아 아체지역의 커피를 보내왔다. 오랫동안 내 관심영역에서 벗어나 있던 생소한 장소다. 주교수가 올린 페북의 내용을 보면서 수년전 인도네시아를 강타했던 지진과 쓰나미의 뉴스가 생각났다.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이 희생된 그 참혹한 재난도 시일이 흐르면 우리 뇌리에서 사라지고 사회적 관심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듯 했다.

그 장소는 재난후의 생태적, 사회적 변화와 후유증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현장일 터이다. 남아있는 상처 못지 않게 자연의 회복력도 보여주는 곳이어서 재난연구의 대상지로서는 최적지일 수 있겠다. 또 회복과 변화를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활동을 확인할 좋은 곳이다. 실제로 주교수는 열정적으로 그곳의 생태적 환경이나 사람들의 활동, 문화와 가치 등에서 매우 흥미로와 꼭 가볼 만한 곳이란 말을 한다. 이곳을 떠올리니 다소 마음이 묘했지만 진한 커피향이 언젠가 가보아도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커피와 함께 동붕해온 프로젝트 주제를 소개하는 그림엽서가 눈에 띤다. ‘함께 사는 길’이란 제목을 단 이상수의 사진이 ‘LIVING WITH SLOW DISASTER’란 슬로건과 함께 배치되어 있다. ‘느린 재난’이라는 키워드와 ‘느린 재난과 함께 살기’라는 구호가 인상적이다. 현대 문명이 가져오는 재난에 대한 심각성을 받아들이면서도 철학적이고 원론적인 대응이 아닌, 보다 구체적이고 과학적이며 실천가능한 대안을 찾아보려는 실사구시적 문제의식이 느껴진다고나 할까.

사진은 고리원전 앞 바다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해녀의 모습을 담았다. 멀리 원전을 바라보며 물질을 하는 해녀의 마음에 어떤 생각이 들까? 저 원전 종사자들은 해녀들의 모습을 보며 어떤 느낌을 가질까? 어느 한편을 정치적, 이념적으로 평가하기보다 각자의 삶이 갖는 진정성을 보듬으면서 생태적인 미래를 함께 추구해갈 길은 무엇일까? 여러 질문을 던지는 사진이다. ‘느린 재난과 함께 살기’라는 구호 속에 새로운 문명적 지혜가 찾아질 수 있기를 바라며 부산대 SSK 연구단의 뜻깊은 성과를 기대해 본다.

2023. 5. 13. 제자들과의 멋진 식사

스승의 날을 앞두고 멀리서 여러 제자들이 세종을 찾아왔다. 오랫만에 만난 제자들의 새로운 활동을 듣고 또 반갑게 저녁을 먹는 그 자체가 즐거움이다. 학위를 마치고 교수로, 연구자로, 이런 저런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각자의 수고가 느껴져 고마왔다. 동시에 그간 각자의 생활경험들을 나누고 최근 젊은 세대의 감각과 문제의식들을 접하는, 나로서는 또 하나의 공부 기회이기도 했다.

역시 화두는 변화하는 문화였다. 시대적 전환도 이유이겠고 젊은 세대의 감수성도 그에 못지 않는 변수인 듯했다. 취업의 어려움, 결혼과 출산에의 부담, 지방의 우울함 등 사회학적 쟁점이 곧 오늘 현대를 사는 젊은 세대의 일상문제임이 확인되는 듯 했다. 한반도 상황 또한 희망을 갖기를 바라기 어려울 정도로 지정학적 위기가 증대되고 있는 데 대한 염려를 함께 나누었다.

백팩을 선물받았다. 기능적으로도 잘 만들어졌고 맵시도 있는데다가 마침 내 백팩이 낡아 교체가 필요한 시점이어서 반가왔다. 무엇보다도 아직은 열심히 할 일을 등에 지고 다니라는 격려와 성원의 마음이 전해지는 듯해서 고마왔다. 우리가 등에 져야할 짐이 너무 무거워도 안되지만, 아예 짐을 지고 다닐 일이 없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몸과 마음을 부지런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다짐을 서로 나누었다. 저들의 앞길이 좀더 희망차고 신날 수 있기를….

2023. 3.28. 최규빈, 서보혁, 이나미, 정은미 박사 내방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을 운영하면서 내가 선발하고 함께 연구했던 정은미, 서보혁, 최규빈 박사가 세종 집을 방문했다. 서박사 부인인 이나미 박사도 함께 왔는데 서울대 통평원 OB 모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들 했다. 당시 갖 박사학위를 받았거나 사회적으로는 확실한 자리를 갖지 못한 상태였는데 이제는 모두 국책연구기관의 중요한 직책을 담당하는 중견연구자로 성장했으니 반가운 일이다.

모두들 현재 한반도 상황에 대한 염려를 공유하고 있지만 각자의 연구관심과 나름의 입장들이 있어서인지 그런 이야기보다는 일상의 소소한 삶의 문제들, 자녀교육과 젊은이들의 애환, 국책연구기관 운영과 관련한 이런 저런 쟁점들을 가볍게 나누었다. 서울의 과밀성과 높은 집값이 주는 부담으로부터 벗어난 지방도시, 세종 같은 곳의 이점을 새롭게 느끼게 된다는 말도 오갔다. 다들 건강하게 중요한 국가적 이슈를 잘 감당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들을 성원했다.

2023. 3.17. 튀빙겐대학 이유재 교수 내방

튀빙겐 대학 한국학과장 이유재 교수가 세종 집으로 방문했다. 독일에서 출장을 와 세종을 방문하게 되는 날 찾아오겠다고 해서 나도 구례에서 사사친 모임을 일찍 마무리하고 곧장 달려와서 만났다. 튀빙겐대학과 협동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고려대학교의 담당학자로 새로이 임명된 교수와 동행했다.

이유재 교수도 이제 독일 한국학 분야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중견학자로 성장해서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을 보는 마음이 매우 보람되고 반갑다. 이교수가 원해서 내가 써주었던 바울의 언명, 즉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시민이요’라는 성경의 한 절을 그는 연구소 소개책자의 맨 앞 페이지에 실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자기 모국의 역사를 다루는 해외한인의 입장에서 이 바울의 언명이 같는 무게감은 남다를 것임에 틀림이 없다. 밤늦게 서울로 향해 떠나는 이교수의 건승과 더 큰 활동을 기원하면서 환송했다.

2023. 3.16. 사사친 선생님들과 남도 매화 답사 기행

한국사회사학회 활동을 처음부터 함께 했고 이제는 학계에서 퇴임하여 정담을 나누던 사시친 멤버들이 모처럼 매화 답사길에 나섰다. 고매로 이름난 승주의 선암사, 홍매로 유명한 화엄사를 비롯하여 사람들로 들끓는 매화축제장 농원도 들렀다. 여행이 꽃구경 만일 수는 없는 법, 박경리의 토지의 무대로 알려진 악양에 묵으면서 이런 저런 사람도 만났다. 악양별서라는 멋진 이름의 집에서 시와 춤과 노래의 작은 모임도 갖고, 오래된 집을 멋진 전시관으로 만든 빈산 갤러리에서 작품도 감상했으며 조씨 고택에서 조선조 명문가의 위세와 품격을 상상해 보기도 했다. 높은 산마루에 올라 사방을 에워싼 지리산 능선, 그 속에 넓게 자리잡은 땅, 굽이치는 섬진강을 한 눈에 바라보는 즐거움도 맛보았다.

선암사의 고매는 아름다운 사찰의 풍경과 어우러져 장관이었다. 태고종으로 많은 불사를 하지 않아 오히려 고풍스런 옛 아름다움이 유지되고 있다는 역설이 새삼스러웠다. 이곳에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비롯하여 이름있는 사람들의 현판들이 여럿 있다. 화엄사는 홍매 한 그루가 대웅전에 맞먹는 높이로 장중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전에 이곳을 왔을 때 국보로 지정된 각황전 앞의 사자석등에 눈이 머물렀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우람한 기세의 등걸과 붉은 색의 화려함으로 사찰의 분위기를 일거에 바꾸는 홍매의 절경에 사로잡혀 다른 곳이 보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2023. 3.3. 정근식 교수 정년퇴임 행사

정근식 교수 퇴임행사가 3월 3일 호암교수회관에서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거의 모든 행사가 취소되었던 지난 2년에 비해보면 이렇게라도 기념행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년을 맞이한 교수로서는 다행이라 하겠다. 사실 수십년간 몸담았던 학교를 떠나면서 동료교수나 학생들과 함께 지난 시기를 되돌아볼 기회와 작별인사를 하지 못한 나로서는 부럽기까지 한 자리였다.

그래도 과거의 정년행사에 비해서 학교나 학과 차원의 역할은 크게 축소된 것이 분명하다. 정교수 개인이 폭넓게 활동해온 탓으로 사회 곳곳에 만들어진 다양한 네트워크가 이런 자리를 만든 힘이었음을 확인하기 충분했다. 아마 사회활동보다 학교 안에서 제자들의 양성과 연구에만 몰두한 보통의 교수라면 앞으로 제자들만으로 이런 모임을 갖는 것조차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불필요한 관행과 문화가 사라져간다는 점에서 나쁘진 않으나 너무 삭막해지는 느낌이 없지도 않다. 2년간 열심을 다했던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직을 내려놓은 허전함과 퇴직이 가져올 공허함을 당당히 넘어서고 정교수가 새로운 곳에서 그 놀라운 힘과 능력이 활용될 공간이 생겨나길 기원한다.

2023. 2. 14. 조형근 박사의 책 출판

동네 사회학자를 자처하면서 새로운 삶의 형식을 실천하고 있는 조형근 박사가 [나는 글을 쓸 때만 정의롭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연대사회를 갈구하는 어느 지식인의 자기성찰”이라는 부제 그대로 조박사는 진지한 사색과 성실한 생활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생각들을 이 책에 담았다. 글의 형식은 딱딱한 논문투가 아닌 에세이 같지만 담긴 내용의 깊이와 폭은 매우 깊고 넓다. “계시가 아니라 고백이라 좋고 고뇌하되 중심을 잃지 않아 좋다”는 한 평자의 지적에 공감이 간다.

조박사는 서문에서 이 책을 쓰게된 계기의 하나로 ‘그럭저럭 살기가 불가능해’진 상황을 꼽았다. 구체적으로는 세월호 사건을 들었지만 글의 곳곳에서 그의 이런 지적 성실함은 그 이전부터 지속된 것이었음을 확인한다. 그는 세상을 비판하는 글은 동시에 자신을 성찰하는 고백록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실제 그의 글은 자신의 경험에서 시대를 읽고 개인적 한계에서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섬세함으로 가득차있다.

저자는 자신이 동네 사회학자임을 자처한다. 실제로 신문지상의 저자 소개에 다른 수식어 없는 사회학자라는 타이틀을 붙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소수의 사람 중 하나다. 대학교수직을 버리고 동네책방과 크고작은 문화활동에 참여하면서 그의 마음은 편안해지고 시선은 더욱 예리해졌다.

더구나 서울이라는 거대 도시에 살면서 동네라는 작은 현장, 사람들이 사는 공간에 발딛고 있는 생동감이 뚜렷하다. 1988년 사당동 철거촌에서의 기억을 잊지 않는 조박사의 글은 그의 말대로 ‘찾아온 길이면서 돌아온 길’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런 진솔함이야말로 변함없는 글과 생각의 힘이 아닐까. 조형근 박사의 책이 던진 화두 앞에 반가움과 무거움을 함께 느낀다.

2023. 2. 2. 한림대 도헌학술원 자문위원회

한림대학교 도헌학술원의 자문위원회가 2월 2일 프라자 호텔에서 개최되었다. 오세정 서울대 총장, 김용학 전 연세대 총장, 김도연 전 포항공대 총장 등이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었다. 나도 자문위원이지만 이들의 유명세에 한참 미치지 못하는데 송 원장은 나를 자문위원장이라고 했다. 하긴 아무런 역할이 없는 이런 직함은 그냥 듣기 좋으라고 부르는 이름일 뿐이리라.

하긴 나는 이 학술원의 출범에 꽤 역할을 한 셈이니 전혀 뜬금없는 명칭은 아닐 수도 있겠다. 내가 쓴 학술원 현판을 내건 현판식이 12월에 있었는데 꽤 좋은 평판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청명 선생의 글씨로 만들어진 한림과학원 현판과 비교가 되는데 내가 보아도 도헌학술원 현판이 더 좋아 보인다. 한학과 한문에 대한 조예에서는 청명선생에 비할 바가 아님에도 그 분의 현판과 나란히 내 글씨가 자리잡고 글의 기세가 크게 모자라지 않다는 것 자체로 보람있는 일이다.

자문위원으로 함께 위촉된 분들 중에는 한림대학 재단관계자도 있고 오랫동안 한림대학교와 인연을 맺은 학자들도 있다. 건강이 다소 안좋아진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현직에서 쌓은 지식과 경험을 여러 영역에 기여하고 있는 중이다. ‘자문’이라는 역할이 유명무실한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필요한 독특한 지혜를 만들어갈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3. 1. 17. 허남진, 양승목, 김홍종 교수 점심

같은 학번으로 서울대에 재직하다가 정년한 양승목, 허남진, 김홍종 교수와 점심을 함께 했다. 1974년의 대학캠퍼스는 어수선했고 처음 시도된 광역계열화 영향에다 공릉동에서의 생활 이후 관악으로 캠퍼스가 이전되던 시기여서 전반적으로 학교에 정착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던 학번이다.

더구나 75년 유신이 시작되면서 관악캠퍼스는 연일 데모와 시위로 바람잘 날 없었다. 서울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내가 이들 경남고 출신 동기들과 친해진 것은 나 역시 하숙을 해야 했던 연유때문이다. 이들 교수와 전재만 대사, 김병화 변호사 등은 모두 하숙집의 친구들인데 벌씨 40년이 훌쩍 지났다. 다들 건강하기를…

2022. 11. 3. 이주현, 김현택 교수와 만남

오랜 친구이자 육사 교수부에서 함께 근무했던 이주현, 김현택 교수와 하루 여행을 했다. 모두 현직에서 정년을 하고 각자 새로운 생활을 하고 있는 가운데 모처럼 짬을 낸 것이다. 서울, 청주, 세종에 살고 있는 관계로 오송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모든 일정을 이주현 교수가 준비하기로 했다.

이주현 교수는 멋진 한식으로 점심을 함께 하고 청남대를 방문하는 일정을 세웠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대통령 별장으로 세웠다가 이제 시민공원으로 개방된 이곳을 들러보긴 처음이었다. 청주호를 배경으로 아늑한 곳에 세워진 청남대는 지금 기준으로 보면 그다지 화려하거나 거대한 시설은 아니나 그 주변의 경치는 참 빼어나고 수목의 관리가 대단해 보였다. 때마침 국화전시가 있어 각양 모습의 국화를 감상하는 즐거움도 누렸다.

이주현 교수가 지은 한옥에서 차 대접을 받았다. 흔히 상상할 수 있는 한옥과는 그 규모나 모습이 정말 대단하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품위있는 사대부 집의 전형이라 할 만했다. 이 정도 한옥을 짓고 부모님을 모시고 유지해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달 수 밖에 없다. 심장 스탠트 시술을 받았고 이제는 다시 건강해 졌다는 김현택 교수 역시 멀리 부안에 계신 노모에게 자주 문안을 간다고 했다. 모두들 건강하게 잘 지내자는 다짐을 하면서 보낸 하루였다.

2022.7. 26. 위스콘신 대학 임채윤 교수의 귀국, 제자들과의 만남

미국 위스콘신 대 임채윤 교수가 귀국해서 반가운 저녁식사를 했다. 이동준 결혼식 이후 보지 못했으니 꽤 오랜 만에 만난 것이다. 그 연배 교수들에게서 종종 보이는 중후한 몸매와는 전혀 다르게 단단하고 마른편의 구릿빛 건강함이 느껴졌다. 달리기를 꾸준히 생활화한 덕택일 것이라 했다.

홍일표 박사의 부지런한 주선에 힘입어 심재만 교수, 최슬기 교수, 정인관 교수까지 모였다. 다들 한국 사회학계를 이끌어가는 중추 인재들이다. 코로나로 인한 전지구적 충격이 향후 가져올 결과에 대하여, 또 그로 인한 개개인의 생활상 변화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언제나 그런 느낌이지만 이런 친구들과 사제와 선후배의 인연을 맺고 간간히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가. 모두의 건승과 활약을 성원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임교수는 몇 년전부터 한국에 들어올 때면 아 선진국이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고 했다. 한국의 상위계층에 속한 사람들은 이제 서구 사회 어디에 가도 불편함을 느낄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만큼 한국사회가 변했다는 뜻이고 반면 서구사회가 주도했던 삶의 양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뜻일수도 있겠다. 과학기술의 첨단시대가 도래했다는 말들이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데, 또 중국의 도전은 더욱 가속되고 있는데 과연 미국이 21세기 새로운 미래형 패러다임을 또한번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 임교수의 미국생활이 더욱 즐겁고 행복하길 !!

2022.7. 18. 사사노 미사에 박사 이바라키 대 교수임용

사사노 미사에 박사가 일본 이바라키 대학 현대사회학과에 테뉴어 교수로 임용되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6월 한국사회사학회 군산답사에서 오랫만에 만났는데 한 달만에 기쁜 낭보가 전해졌다. 지도학생이었던 사토 군의 추천으로 내 수업을 청강했었고 그것이 사회학 대학원 진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고마운 인사를 했다.

한국과 일본의 가족제도, 가족문화를 연구했고 이를 비교한 박사논문을 썼다고 했다. 읽어보진 않았지만 잠시 그 논지를 듣고 의견을 나누었다. 가족은 사회학과 역사학 모두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주제이고 일상의 삶과 관련해서도 기반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진지한 연구자는 부족한데 사사노 박사의 앞으로의 연구와 활약을 기대해 본다.

사사노 박사의 기쁜 소식을 들으니 사토군의 안부가 궁금하다. 유능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는데 집안 형편으로 공부가 중단된 것이 못내 안타깝다. 수년전 동경에서 잠시 만났을 때를 떠올리며 건강하고 활발한 삶을 살고 있기를 기원한다.

2022.5.21 스승의 날 오찬모임

반가운 제자들이 시간을 내어 함께 식사하고 즐거운 환담을 가졌다. 김백영, 정준영, 김인수, 박해남, 권동국, 임수진, 손명아, 노현종 박사가 스승의 날이라고 세종을 방문한 것이다. 집근처 쓰촨 중국집에서 함께 식사를 하고 집에서 다과를 함께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로 꽃을 피웠다.

공자가 인생 3락이라 했던 것의 첫 두가지가 ‘득천하영재’하는 것과 ‘유붕자원방래’ 하는 것인데 이 둘이 함께 이루어진 날인만큼 매우 즐겁고 기뻤다. 이야기 속에서 정말 나보다 뛰어난 제자들이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들이 적지 않았고 저들의 선생이 된 것이 얼마나 고마운 특권이었는가를 절감했다. 더구나 이제 곳곳에서 가르치고 연구하면서 학계를 이끌어가는 중추이니 반가운 ‘친구’에 다름없는 것이다.

아직 원하는 자리를 얻지 못한 박사들을 보노라면 마음이 짠하다. 오랜 수고와 노력으로 좋은 논문을 썼는데, 또 진지한 학문적 자세도 누구 못지 않은데 그것을 발휘할 기회가 빨리 주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즐거운 시간 보내고 돌아가는 모습들을 보면서 각자 원하는 때가 올때까지 몸과 마음의 평안과 건강을 잃지 않기를 성원했다.

2022.5.15. 김수진 박사, 주윤정 교수와 환담

스승의 날이라 해서 멀리서 반가운 제자들이 찾아왔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기획전시와 자료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김수진 박사와 부산대학교에 부임한 주윤정 교수가 시간을 내어 세종으로 와서 점심을 함께 하고 다과를 같이 했다. 내가 가르치고 학위논문을 지도한 제자들이긴 하지만 여러모로 청출어람의 능력을 지닌 친구들이라 고맙고 감사했다.

김수진 박사는 아끼는 제자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도 내가 추천을 했었다. 학문적 열정과 분석력, 문화적 감수성이 뛰어나 학계로 진출했더라면 관련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학자가 될 수 있었을텐데 하는 마음이 한동안 내 마음 한켠에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런 생각 자체가 낡은 학교중심주의, 교수중심적 사고임을 느끼면서 오히려 더 좋은 기회를 가진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박물관과 전시관의 문화적 교육적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는 시대, 특히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같은 중요한 문화조직에 유능한 인재가 참여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도 더 보람있고 사회적으로도 유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즐겁고 또 보람있게 그 일을 수행하고 있는 모습이 매우 고맙고 반가왔다.

주윤정 박사는 오랜 기다림 끝에 부산대학교 사회학과에 임용이 되어 참으로 기쁜 소식을 전해준 제자다. 낯선 학교에 갓 부임한 신임자로 힘이 들까 염려했는데 의외로 환경에 잘 적응하는 모습이어서 다행스럽다. 학위를 받은 후 새로운 주제와 쟁점들을 다루는 논의와 연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시야를 넓혀온 결과일 터이다. 큰 자산인 개방적인 마음과 지적 열정이 앞으로도 변함없이 계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2022.3. 10. 이종찬 교수 [자연사 혁명의 선구자들] 출간

이종찬 교수께서 또 한권의 멋진 책을 출간했다. [자연사 혁명의 선구자들]이란 제목인데 종이도 인쇄도 편집도 깔끔해서 내용은 물론이고 제작에도 상당한 정성이 담겼음을 알 수 있다. 식물도감을 연상케 하는 그림들과 린네, 다윈, 뱅크스, 뷔퐁 등의 이름이 적힌 표지는 인문사회과학 분야의 책들만 접하던 내게 신선하면서도 낯설다. 저자가 ‘이별빛달빛’ 으로 되어 있어 새로운 이름으로 저술활동을 하고 있음도 알게 되었다.

이교수께서 [열대학]의 중요성을 강조해왔음은 알고 있었지만 그 의미는 잘 와 닿지 않았었다. 가히 교과서라 해도 좋을만큼 지성사를 자연사의 맥락에서 통사적으로 다룬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뜻을 약간은 알게 된 듯하다. 책의 곳곳에 생물학자, 탐험가, 철학자, 신학자, 물리학자와 문학가가 주고 받은 사상과 정신의 교감사례가 흥미롭게 소개되어 있다. 세계 곳곳의 현장을 발로 뛰고 많은 저작들을 섭렵한 지적 열정과 BTS 노랫말까지 인용하는 기민함으로 우리 지식의 편향을 지적하는 저자의 노력이 감동을 느끼게 한다.

최근 나 스스로 인류사와 자연사, 문명사와 사회사가 별개의 것일 수 없음을 점점 느끼고 있다. 우주와 미시세계, 테크놀로지에 대한 내 지식의 폭이 커지면서 인간중심의 역사관을 넘어서야 할 필요성을 조금씩 깨닫고 있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 충격은 인간과 자연, 미생물과 기후가 얼마나 깊숙히 상호연관된 존재인지를 교훈하는 사례일 터이다. 생명의 대연쇄와 포스트휴머니즘의 새로운 화두들이 던지는, 엄중한 지적 윤리적 과제들 앞에서 ‘공부한다는 것’의 의미와 내용이 총체적으로 재구성되어야 하리라는 예감은 점점 커진다. 그럴수록 과연 인간이 그 일을 해낼 수 있는 존재인지에 대한 궁극적 질문도 피해가기 어려울테고…

2022. 3. 1. 김미정 박사 단국대 연구교수로

김미정 박사가 단국대 연구교수로 부임하게 되었다는 소식이다. 참으로 반갑고 기쁜 일이다. 진지하고 창의적인 연구자로 좋은 박사논문을 쓴 제자다. 이론적 관심과 역사적 맥락을 접합하고 동서양의 지적 화두를 연결시키려는 학문적 스케일이 큰 친구다.

사회이론학회 등 여러 곳에서 활동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번에 대학에서 새로운 연구기획에 터해 초빙하는 연구교수가 되었다니 개인적인 역량이 대학의 교육연구와 잘 결합되고 그로 인해 본인의 연구생활에 새로운 동력과 활력이 생겼으면 싶다.

2022.2. 17. 김경일 교수 부부 세종집으로 내방, 즐거운 환담

한국학중앙연구원을 작년 8월 정년한 김경일 교수 부부가 세종시 집으로 내방했다. 이미 몇년전부터 충주 지방에 좋은 전망을 지닌 전원주택을 마련한 김교수여서 내가 그 집을 가보려 한지 꽤 되었는데 정작 나는 발걸음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김교수가 먼저 찾아와 주었다.

후배라 하지만 사실 동학에 가까운 김 교수는 정말 유능하고 뛰어난 연구자다. 주제를 발굴하고 천착하는 역량, 자료를 깊이 읽으면서도 적절히 활용하는 역량, 서구의 지식이론에 대한 균형잡힌 관점 등 내가 배운 바가 더 많은, 선배같은 후배다. 이제 함께 정년을 맞이한 상황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감회가 새롭지 않을 수가 없다.

정년을 한 탓인지 학문보다 인생 전반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만학으로 상담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교수 부인의 경험담도, 장성한 자녀들 이야기도, 전원속에서 사는 방식과 음향기기와 음악감상 이야기도 즐겁고 담담한 기쁨이었다. 내내 건강하고 행복하길…

2022. 2. 16. 김백영 교수 한국사회사학회 회장으로 선임

김백영 교수가 한국사회사학회 총회에서 차기 회장으로 선임되었다. 학회에 깊은 관심을 가진 연구자이면서, 마침 서울대학교로 부임한 상황에서 학회의 책임을 맡게 된 것은 다행이고 기쁜 일이다.

돌이켜보면 1980년대 중반 시작된 학회가 오늘까지 지속되면서 성장해온 것은 참 대견하다 할 수 있다. 신용하 교수님의 리더십과 헌신성이 그 초석을 이룬 것은 말할 것 없지만 한국사회사, 역사사회학의 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 대의에 공감한 연구자들이 없었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한국 지성사에서 무시못할 의미있는 조적을 남긴 학회라는 자부심을 가질 만하지만, 그만큼 후학들에게는 무거운 부담일 수 있음도 사실이다.

더구나 대학 안팎의 환경은 나날이 변하고 사회사를 전공하려는 학문후속세대도 많다고 하기 어렵다. 학문적 관심도 크게 변했고 개별 연구자들의 행태도 나날이 달라지는 중이다. 김백영 교수 스스로 새로운 아젠다를 발굴하고 학회를 쇄신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 구상과 기획이 큰 성과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2022. 1. 13. 주윤정 박사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로 임용

아끼던 제자의 한 명인 주윤정 박사가 부산대 사회학과 교수로 임용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지적인 역량과 부지런함에 순발력도 갖추었지만 이런 저런 노력이 뜻대로 결실을 맺지 못했었는데 이제 그것이 이루어진 셈이다.

제자들의 다양한 활동을 보고 듣는 것은 참 기쁜 일이다. 하지만 뛰어난 역량과 열정을 지니고 있지만 그 뜻을 펼칠 안정된 직장이 확보되지 못해 이리저리 애쓰는 제자들을 보는 마음은 그만큼 안타깝다. 학자로 살아가는 인생이 처음부터 평탄한 것은 아니겠으나 너무 돌아가는 시간이 긴 친구들이 적지 않다.

주교수는 관심영역이 넓고 지적 순발력도 뛰어나며 어학에도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어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쟁점을 다루고 가르치는 좋은 학자, 교수가 될 것이다. 그 전도가 양양하길 기대한다.

2022. 1. 11. 정준영, 김민환, 김백영 교수 세종 방문

김백영, 정준영, 김민환 세 제자 교수들이 집으로 방문했다. 친구들이 방문하는 ‘유붕자원방래’도 참으로 즐거운 일이지만 ‘득천하영재’하여 사제의 연을 맺은 탁월한 제자들이 찾아오는 것은 더욱 뜻깊고 고마운 일이다. 이런 소중한 인연이 가능했던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새삼 솟구친다.

오랫만에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내가 알지 못한 일들, 그들 세대 주변 학계의 움직임, 한국 대학제도의 앞날, 올해 예정된 대선의 향방 등 실로 오가는 대화로 시간 가는줄 몰랐다. 이젠 확실히 저들이 나보다 더 생생한 경험, 더 열정적인 활동, 더 미래지향적인 판단을 한다. 그 또한 반가운 일이다.

다들 진지한 학자들인 탓이겠지만 이 시대에 ‘사회학적 지식’ 또는 ‘사회적인 것’의 중요성에 대한 것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권력과 돈이 곳곳에 강력한 힘을 발휘하지만 그것으로 환원될 수 없는 인간들 간의 관계와 소통의 영역이 소중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강화하고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지식을 창출할 것인가가 늘 문제다. 저들의 진지한 열정이 학계에서나 사회에서나 크게 빛을 발하는 때가 오기를 기대한다.

2021. 12. 28. 유성희 박사 [한국 YWCA 100년의 여정] 출간

한국 YWCA 사무총장 유성희 박사가 한국 Y 100년사를 정리한 역저를 보내왔다. 100년의 역사를 지닌 사회단체이면서 지금도 여전히 의미있는 활동을 열정적으로 수행하는 뜻깊은 조직체이다. 더구나 세계적인 연계성을 지니고 정부나 기업에 의존하지 않은 자율적 기구로서 한국 여성운동의 초창기를 이끌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터이다.

유성희 박사는 성실하고 밝은 언행과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리는 성품으로 일찌기 Y의 주요 인재로 성장했고 마침내 사무총장으로 한국 Y를 책임지는 자리에까지 이르른 사람이다. 박사과정과 학위논문을 심사하면서 맺은 인견도 있고 내가 개인적으로 한국 Y와 이런 저런 인연도 있어서 친근감을 지닌 분이기도 하다. 최근 여성운동이 급성장하고 페미니즘이 이론과 실천의 핵심 쟁점이 되는 시대가 되면서 기독교적 배경을 지닌 Y의 역할이 어떻게 발전해갈지 궁금하던 차여서 책이 반가왔다.

동봉한 편지를 읽으니 이번달로 사무총장 직을 그만둔다고 한다. 정년이 있는 곳은 아닐텐데 어떤 상황변화가 생겼는지 모르겠다. 오랫동안 책임을 맡아왔으니 지금쯤 교대가 필요한 시점일 수도 있겠다. 그간의 수고와 노력이 많은 결실을 맺는 밀알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보내온 책을 훑어보고 있다.

2021. 12. 26. 강주원 박사 [압록강은 휴전선 너머로 흐른다] 출간

압록강 주변의 국경선 일대를 인류학적으로 연구하고 고찰해온 강주원 박사가 새 책을 출간하고 보내왔다. 제목이 눈길을 끈다. 우리는 통상 압록강을 중국 땅에서 바라보게 되지만 강박사는 휴전선 이쪽에서 압록강을 보려 한다. 휴전선 너머로 흐르는 압록강을 떠올리니 관점이 달라지는 느낌이다.

강박사는 참 진지한 인류학자다. 아마도 사업을 하거나 인척이 있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순전히 연구자의 관심에서 북중 국경지대를 관찰하고 경험해온 바로는 손꼽힐 사람일 터이다. 오랫동안 현지에서 생활도 하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기도 했으니 적당한 연구서를 만들기에는 충분하고도 남을 터인데 꾸준하고 성실하게 최신의 변화를 포착하고자 애쓰고 있다.

연구대상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그 바탕에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국경이기도 하고 변경이기도 하며 접경이기도 한 그 독특한 경계선에 선 사람들, 각종 사연과 애환들을 담은 사람들에 대한 깊은 관심 덕택에 같은 현장연구에서도 늘 새로운 쟁점과 논의를 전개할 수 있을 터이다. 그 수고가 많은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2021. 12. 12. 한기욱, [문학의 열린 길- 사유, 정동, 리얼리즘]

한기욱 교수가 평론집을 출간하고 책을 보내왔다. 최근까지 창비 주간을 맡았던 만큼 평론의 대부분이 소위 창비식 문제의식에 닿아 있다고 저자 스스로 언급하고 있다. 특히 촛불항쟁과 조국사태를 거치면서 진행되는 한국사회의 내면적 변화를 ‘정동’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려는 시각이 흥미롭다. 부제에 담긴 세 어휘, 특 사유와 정동과 리얼리즘을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할 것인가는 문학만의 일이 아닐 듯 싶다. 개인의 삶이란 관점에서도 이 세 층위는 독특한 조합을 보일 수 밖에 없는데 디지털혁명의 충격이 특히 정동의 측면을 강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2021. 12. 10. 최원식 교수, [기억의 연금술] 출간

문학평론가인 최원식 교수가 최근 출간한 책 [기억의 연금술] 을 보내주셨다. 한국문학사를 독자적인 방식으로 해석하면서 일관된 틀로 정리하는 역저인 것으로 보인다. 서문에는 이인직 이광수 축을 이해조 염상섭 축으로 바꾸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표현이 있는 바, 아마도 한국문학의 흐름을 어떤 방식으로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오랜 숙고의 결과가 담긴 듯 하다. 이에 이르면 문학사와 사회사는 결코 떨어질 수가 없다. 기억을 연금술사처럼 다루는 것이 문학이라면 기억을 재료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역사학자일게다. 사회학자는 어떤 자리에 서 있어야 할 것인가….

2021. 12. 8. KIEF 정형곤 박사님과 오찬

한국경제연구원 정형곤 박사님과 오찬을 함께 했다. 한독통일자문회의에 같은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독일 여행도 함께 했었고 독일통일과정에서의 경제적 현상에 대한 좋은 발제로 나를 비롯한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많이 준 학자다. 내가 세종에 내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반가와하며 마련한 자리였다. 정년을 한 상태에서 내려온 나와는 달리 정부정책연구소에서 해외와 여러 활동을 해야하는 정박사 경우는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상황의 불편함이 유난히 클 수 있을 것 같았다. 내년에는 이 상황이 상당히 개선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너나없이 큰데 확신할 수가 없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2021. 12. 2. KPI 장혜경 부원장, 이창현 국장 내방

한반도평화연구원 장혜경 부원장과 이창현 사무국장이 세종 집으로 방문했다. 학술행사나 공식 모임에서만 만나던 것과는 사뭇 달리 보다 친밀하고 평안한 대화의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았다. 세종으로 내려와 살고 있는 모습이 어떤지 궁금했다고 하는데 사는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참 어려워진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한반도평화연구원이 만들어지던 초기 생각이 났다. 이만열 교수를 중심으로 북한문제에 관심을 가진 소수의 사람들이 모였었다. 그때 만난 분들과의 인연이 오랫동안 내게 큰 도움이 되었다. 기독교 신앙을 독실하게 내면화한 분들이 대다수인 이 모임에서 나는 신앙적인 깊이에서는 다소 겉돌았던 것 같지만 이들의 진정성과 헌신성에는 많은 자극을 받았다. 지속적으로 뜻있는 활동을 해 나가기를 …

2021. 11.12. 이동기, 주윤정 교수와 저녁

이동기 교수, 주윤정 교수가 오송에서 개최된 학술행사에 참석하러 내려와 저녁을 함께 했다. 이동기 교수는 대학원 학생으로 만나서 이후 유학을 갔다온 후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창립멤버로 많은 도움을 주었다. 강원대로 옮긴 이후 처음으로 오랫만에 만났다.

십여년전 함께 독일 여행을 했던 기억이 새로왔다. 그때의 기억과 생각들을 나누고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을 함께 만들어가던 때의 여러 일들을 이야기했다. 그때 뿌렸던 이런 저런 지적 화두와 씨앗들이 이곳 저곳에서 자라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고마왔고 그 의미가 사장되지 않기를 다시 한번 바래보았다. 늘 느끼는 바이지만 주윤정 박사의 열정과 지적 탐구열, 그리고 부지런함을 또 한번 확인한 저녁이기도 하다.

2021. 10. 28. 경익수 교수 부부 내방, 환담하다

중학교 시절의 친구였던 경익수 교수 부부가 집으로 방문해서 반갑게 식사를 함께 했다. 내가 혼자 서울서 유학하던 어린 시절, 바로 옆 단짝 친구로 친했을 뿐 아니라 그 어머님으로부터 이런 저런 도움도 받았던 것을 기억한다. 이제 백발이 되어 정년을 하고 이렇게 옛 추억을 나누게 되었으니 감사할 밖에 없다.

2021. 10. 6. 최슬기 교수, 조병구 박사 회동

최슬기 교수, 조병구 박사, 홍일표 박사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대전세종권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학자들이 제법 많은데 간간히 이런 만남을 할 수 있어서 반갑고 좋다.

2021. 10. 3.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내방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인 정근식 교수 부부가 세종의 집으로 찾아왔다. 아끼고 좋아하는 후배이자 동료교수였고 여러 일들에서 도움을 많이 받은 분이다. 열정과 실력을 겸비했을 뿐 아니라 이해력과 실천력도 갖춘 유능한 학자다.

막 국정감사를 마친 소회를 들었다. 사회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의미가 크지만 여야 정쟁의 대상이 되기 쉬운 자리여서 보람 못지 않게 시달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다양한 관계를 맺고 맺힌 매듭들을 풀어갈 기회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치루어야 할 기회비용도 적진 않을 듯하다.

과거사의 정확한 해명과 희생을 당한 사람들의 명예를 되찾아주는 작업은 소중하고 귀하다. 하지만 역사를 정치적으로 평가하고 재단하려는 태도에 도사린 위험도 만만치 않다. 고고학 발굴처럼 때론 덮어둔채 시간이 축적되길 기다려야 할 사안도 없지 않을 터이다. 줄타기의 균형을 잘 감당하기를 기대할 밖에…

2021. 10. 1. 인물과 사상 강준만 교수와 해후

강준만 교수를 반갑게 만났다. 전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에서 함께 근무할 때 그 열정과 기개, 일관된 생각과 자세에 끌려 좋아했던 동료교수다. 글쓰기와 출판에 대한 생각이 보두 같진 않았으나 지식인이 거대한 사회문화정치적 힘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무기가 글이고 출판이라는 그의 주장에는 공감했었다.

강교수는 일생 그 생각과 행동이 일관된 흔치 않은 사람이다. 글로 얻은 명성을 자신의 입신양명의 자원으로 쓰려 했다면 어깨에 힘이 꽤나 들어가고 국회의원도 진작 했을 것이다. 하지만 강교수의 글과 삶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내가 서울로 직장을 옮겼을 때 지식인의 서울지향성을 아프게 지적한 글을 썼고 실제로 그는 평생 딴곳을 기웃거리지 않았다.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그의 연구실을 잠시 들렀다. 그리고 최근에 나온 인물과 사상을 선물받았다. 진영논리가 너무 거세어 자신의 글도 그런 맥락에서만 읽히고 있는 현실에 답답함을 토로했고 나도 깊이 공감했다. 짧은 만남의 시간이지만 나이가 들어도 글이 늙지 않는 사람을 만나 반갑고 기뻤다.

2021. 10. 1. 전주 신양균 교수와 만남

전주에서 신양균 교수를 만났다. 80년대 초반 육군사관학교에 함께 근무했고 이후 전북대학교에서도 같이 여러 활동을 한 친구이자 동료다. 이제 정년퇴임을 해서 작은 연구실을 열고 예쁜 카페도 만들었다기에 들렀다.

90년대인가 신교수가 독일에 있을 때 유럽여행을 가서 그 집에 묵었던 적이 있다. 아름다왔던 집 주변의 산책로와 푸른 들판이 지금도 기억 속에 남아있다. 고풍스러운 카페의 분위기가 어쩌면 그 독일의 영향일지 모르겠다. 가족이 함께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이 카페가 편안하면서도 새로운 삶의 터전이 되기를 빌어본다.

2021. 9.9. 홍일표 박사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사무총장 부임

홍일표 박사가 KDI 조병구 박사와 함께 방문했다. 이번에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사무총장으로 임명되어 세종시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한다. 한국의 주요한 경제 인문사회 국책연구기관들을 총괄하는 막중한 자리다. NGO와 싱크탱크 조직들에 대한 관심이 컸던 홍박사가 이 새로운 역할에서 뜻싶은 성취를 이루기 기대한다.

한국사회도 분야별로 중요한 연구기관들이 제법 많다. 특히 국책연구기관들은 인력이나 규모, 또 사회적 역할에서 점점 그 비중이 커지고 있다. 다만 여전히 공조직의 부정적 특성, 즉 상명하복식 운영이나 정부정책을 지원하는 연구로 편향되는 한계들이 지적되고 있다. 재정으로 운영되면서도 중립성과 객관성을 유지하고 지적인 창의성과 혁신성을 더할 방도는 없을지…. 앞으로의 큰 숙제다.

2021. 9.9. KDI 조병구 박사 내방, 즐거운 담소

KDI 조병구 박사가 방문했다. 대학시절부터 가까이 지냈던 친구이고 약혼식 사회를 볼 정도로 자주 만났던 사이인데 그가 유학을 다녀온 이후 오랫동안 만나질 못했다. KDI에서 한국의 경제사회 관련 정책 입안과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지금도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 연구자다.

그동안 서울데 한국경제전시관을 만드는 일을 주관했다고 한다. 한국의 기적같은 경제발전 과정에 관심이 많은 개발도상국의 여러 전문가들이 이곳을 와서 여러가지를 묻고 또 깨닫고 가는 공간으로 만들어진 모양이다. 언제 시간이 되면 한번 들러봐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또 그간 아들의 건강 문제로 큰 아픔을 겪었고 그 과정에서 카톨릭 신자가 되었다고 했다. 욥기를 읽으며 욥의 심정과 공감하기도 했다는 조박사의 가정에 새로운 변화와 기쁨이 더하기를 기대한다.

2021. 9.3. 독일 튀빙겐 대학 이유재 교수 내방

독일 튀빙겐 대학의 한국학과장 이유재교수가 방문했다. 독일에서 귀국해서 2주간 격리를 마치고 충남대학교에 교환학생으로 와 있는 튀빙겐 대학생들을 격려 방문하는 길이라 했고 한운석 교수가 동행앴다. 독일에서 한국학을 전공하고 좋은 연구로 교수가 되었을 뿐 아니라 성실함과 헌신성으로 튀빙겐 대학을 유럽의 새로운 한국학 연구거점의 하나로 발전시킨 고마운 학자다.

내 수업을 들었던 인연에서 시작하여 오랜 기간 학문적으로 또 인간적으로 격려하고 성원하고 싶은 후배교수의 한명이다. 마침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선정하는 해외거점대학으로 선정되었다는 반가운 소식도 접했다. 그의 열정과 수고가 독일과 유럽에서 더욱 폭넓고 다양한 형태로 꽃피우게 되기를 기대한다.

2021. 8.19 친구 유목사, 김교수, 최장군 방문

중학교 시절에 만나 수십년 친구가 된 김태영 교수, 최명곤 장군, 유승기 목사가 방문했다. 내가 서울에 갖 올라와 거주하게 된 친척집이 수유리에 있었고 그 가까운 우이감리교회를 출석하게 되면서 만난 친구들이다. 혼자 서울에 와 있는 나로서는 이들의 배려에 적지 않은 도움을 입었다. 각자의 관심에 따라 누구는 교수가 되고 누구는 사관학교를 거쳐 장군이 되고 또 누구는 신학교를 마치고 목사가 되었다.

이제 모두 60대 중반을 넘겨 현직에서 물러났거나 은퇴를 앞둔 백발의 신사들이 되었다. 수유리 개천가에서 뛰어다니던 옛 모습을 떠올리며 오랜 우정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또 한명의 친구 유희용 목사가 몸이 불편하여 오질 못했다. 쾌차하기를 기대하면서 서울로 유학해 오늘까지 이어져온 내 삶의 오랜 여정과 그 가운데서 경험한 은총과 축복을 곰곰 생각해본다.

2021. 8.11. 박해남 교수 내방 – KBS “쌤과 함께” 출현

박해남 교수가 김인수 교수와 함께 방문해서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다. 박해남 박사가 KBS 프로그램 “쌤과 함께”에 출현해서 올림픽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인기있는 프로그램에 잠시 나온 것이 아니라 특집 프로그램의 주역으로 멋진 토크를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전문성이 대중성과도 만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기회들이 더 확장되기를 기대해본다.

2021. 8.11. 김백영 교수 내방

김백영 교수가 김인수 교수와 박해남 교수와 함께 방문해서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다. 김백영 교수는 내가 정년퇴직한 이후 후임으로 모교에 부임했다. 서울대 사회학과의 활력과 사회사연구의 새로운 중흥을 책임질 차세대 연구자로 그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동세대 연구자들과 후배들을 챙기고 격려하는 새 리더십을 발휘하리라 기대한다.

2021. 8.11. 김인수 교수 내방 – 대구교육대학 교수로 부임

김인수 교수와 박해남 교수가 방문해서 즐거운 담소를 나누었다. 김인수 교수는 이번에 대구교육대학에 취직하게 되어 더욱 반가운 자리가 되었다. 한국사회사학회의 각종 일들을 챙기느라 수고가 많았는데 대학에 자리를 잡게 되어 크게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박해남 박사도 좋은 기회가 오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을 기대한다. 유능한 제자들이 성장하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를 실감하는 요즈음이다.

2021. 8. 7. 백광렬, 주윤정 박사 부부 내방

백광렬, 주윤정 박사 부부가 집으로 방문해서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백광렬 박사는 조선시대 양반지배층의 네트워크를 정밀하게 분석하는 참신한 연구를 시도한 연구자로 진중하고 과묵한 성정이 조선시대 선비와 사뭇 닮았다. 주윤정 박사는 새로운 쟁점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감수성이 돋보이고 능숙한 외국어 능력과 글쓰기 솜씨를 두루 갖춘 유능한 연구자다. 서로 다른 측면이 있지만 그것때문에 더 케미가 좋은 부부가 되는 듯해서 보기가 좋다. 백 교수의 진중한 자세와 주교수의 기민한 관심이 어우러져 연구에서나 생활에서나 멋진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2021. 6. 26 이희옥 교수와의 대화 – 몰랐던 학문의 인연들

이희옥 성균관대 중국문제연구소장이 제주포럼에 같은 발제자로 참여하게 되어 함께 식사와 대화를 할 기회를 가졌다. 의외로 많은 인연이 우리 사이에 있었음을 대화 중에 확인할 수 있어서 놀라왔다. 이우성 교수가 집안의 가까운 어른이며 김진균 교수를 비롯한 다산주해 참여 학자들의 연구모임에도 참여했었다는 이야기도 반가왔다. 서예와 관련해서도 벽사 이우성 교수의 글씨, 검여 유희강의 글씨, 일중 김충현의 글씨에 대해 꽤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매사에 적극적이면서 사람들과의 관계에 소홀함이 없는 모습이 하루이틀 사이에 생긴 것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 백승욱 교수와 함께 공저한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이란 책을 보내주었는데 앞서 출간된 백영서 교수의 책과 비교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2021. 6. 24. 이영호 이사장과 반가운 제주행

이영호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과 제주길을 함께 했다. 제주포럼의 발표세션에 초청을 받은 것인데 오랫만에 동기를 만난 반가움이 컸다. 이교수는 나와 대학 동기인데 국사를 전공했지만 한말 일제하의 농민문제에 비슷한 관심을 가졌기에 늘 가깝게 여기던 사이다. 한동안 소식을 주고받지 못했는데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이 되어 만나게 되니 세월이 흐른 것도 느껴지고 여러 감회가 오간다. 이야기 중에 내 박사논문을 기억할 뿐 아니라 책으로 간행되지 않아 계속 갖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 세심함에 더욱 감사했다.

2021. 6. 20. 나희덕 [예술의 주름들] – 그 길을 넘으면 무엇이?

시인 나희덕 교수께서 [예술의 주름들]이란 책자를 내셨다. 고맙게도 이 책을 보내주었는데 깔끔한 디자인과 응축된 내용들이 신선했다. 부제로 ‘시인의 예술읽기’라고 되어 있는데 그 지향이 ‘책머리에’ 에 잘 서술되어 있다. 시와 예술 사이의 작은 길’을 찾으면서 아름다움과 함께 ‘주름들’을 생각하는 섬세함이 느껴진다. 시와 예술 사이의 길을 지나면 시-예술과 학문의 길, 다시 삶의 여정과의 뒤엉킨 길들을 묻는 시간이 오게 될까…

2021. 6. 18. 정은미, 최선영 박사와 세종시에서 점심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에서 수년 간 함께 일한 정은미 박사가 세종으로 이사 와서 살고 있는 것을 지난 전시회에서 들었는데 이번에 함께 점심을 했다. 바로 맞은 편 아파트에 살고 있고 종종 이 집 주변을 산책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세상이 참 좁다는 실감을 다시 하게 된다. 보사연에 근무하는 최선영 박사도 연락되어 함께 세종시 다운타운에서 즐거운 식사와 담소를 나누었다. 곳곳에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제자들과 만나 이야기 나누는 것은 반갑고 기쁜 일이다.

2021. 6. 5. 노현종 박사, 임수진 박사, 손명아 연구원의 내방

노현종 박사, 임수진 박사, 손명아 박사수료자가 집으로 방문했다. 이 세 사람은 모두 내가 지도하는, 북한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젊은 연구자들이다. 노현종 박사는 동독, 베트남, 북한의 체제변동을 비교사적으로 검토한 논문을 썼고 임수진 박사는 북한의 노동신문을 통해 자기화-타자화의 정체성 동학을 분석한 논문을 썼다. 손명아의 박사논문 구상을 듣고 이야기도 나누었다. 이들의 역량이 발휘될 기회가 오기를 기대한다.

2021. 5. 임수진 박사 보훈연구원의 연구원으로

제자인 임수진 박사가 보훈연구원의 연구원으로 가게 되었군요. 이찬수 원장도 임수진 박사도 모두 내가 통일평화연구원장으로 재임할 때 함께 일했던 분들이어서 앞으로 보혼의 영역이 새롭게 정립되는데 뜻있는 역할이 기대됩니다.

2021.05. 김병연 교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 취임

좋아하고 신뢰하는 김병연 교수가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장으로 취임했네요. 내가 연구원장으로 있을 때 부원장으로 많은 도움을 받은 분이고, 지금도 북한경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비중있는 논평을 하고 있는 뛰어난 전문가이지요. 앞으로 김교수의 더 큰 역할과 통일평화연구원의 발전을 기대합니다.

2021.05.19 박해남 교수 외 [절멸과 갱생] 사이 출간

박해남, 김재형, 곽귀병, 김일환, 이상직, 최종속, 추지현 교수 등이 함께 <절멸과 갱생 사이: 형제복지원의 사회학>이라는 책을 서울대학교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했습니다. 한국사회사연구의 내공을 보여주는 작업이면서 그 문제의식의 깊이와 시야의 넓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기쁩니다.

21.05.01 주윤정 교수 제30대 문화재 전문위원 (근대문화재분과) 위촉

주윤정 교수가 제30대 문화재 전문위원 (근대문화재분과)으로 위촉되었다. 근대의 문화재를 읽는 방식은 전통적 의미의 문화재 개념과는 크게 다를 수밖에 없다. 주 교수의 문화적인 감성과 사회사 연구자로서의 현장감이 잘 아우려져 좋은 역할을 담당하기 기대한다.

21.04.30 김태우 교수 [냉전의 마녀들] 출간

김태우 교수가 [냉전의 마녀들]이란 책을 출간하고 내게 보내왔다. ‘한국전쟁과 여성주의 평화운동’이라는 부제가 눈에 띤다. 요즘의 시대에 특히 주목을 받을 주제일 터인데 소재발굴의 차원을 넘어 그 화두에 걸맞는 시야와 깊이 있는 연구가 계속 축적되기를 기대한다.

21.04.24 이종민 교수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

외우 이종민 교수가 엮은 음악산문집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을 받았다. 그의 정년을 기념하여 100여명이 쓴 글들을 모은 것인데 나도 한 꼭지를 썼다. 제목을 보며, 과연 나에게도 노래에 얽힌 그 소소한 경험들이 실은 거창한 것이었을까 자문해 보았다. 음악과 노래의 힘이 정말 크고 대단하다는 분명한 진리와는 별개로 말이다.

21.04.22 백수린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

백수린 산문집 [다정한 매일매일]을 받았다. 표지 디지인이 참 예쁘다는 생각과 함께 어릴 적 보았던 모습이 떠올랐다. ‘빵과 책을 굽는 마음’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는데, 책을 굽는다는 표현이 흥미롭다.

21.04.15 사토 겐지 교수 자신의 책 [문화자원학]을 보내오다

도쿄대 사토 겐지 교수가 [문화자원학] 한국어판을 출간하고 책을 보냈다. 사토 교수는 2020년에도 [풍경의 생산, 풍경의 해방]이란 책을 보내준 바 있다. 역사사회학의 방법론과 현대문화의 특성을 접맥시키는 그의 섬세한 사회학과 진지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을 떠올려본다. 건강하시길…

21.03.30 임혁백 교수 [민주주의의 발전과 위기]

임혁백 교수가 [민주주의의 발전과 위기] 책을 보내왔다. 아테네에서 21세기 한국까지, 민주주의 연대기라는 부제와 함께….. 중요하고 큰 쟁점인데 책은 매우 단촐한 포켓북 형태다. 핵심만 짚으려면 충분하리라 여겨지면서도 간략명료한만큼 빠뜨린 주요한 쟁점이 없을 수 없을 터.. 상세와 핵심의 균형을 생각한다.

21.03.10 주윤정 외 [관계와 경계] 책 도착

[관계와 경계]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책을 주윤정 교수가 보내주었다. ‘코로나 시대의 인간과 동물’이라는 부제가 책의 문제의식을 잘 드러낸다. 경계와 관계를 대비시킨 제목처럼 기실 관계 맺기는 늘 어떤 형태의 경계짓지를 전제한다. 인간-동물간 연관성이 커지는 시대, 지적인 관심대상과 질문의 성격도 따라서 달라지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21.02.25 김백영 교수,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로 부임

김백영 교수가 2021년 3월 부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로 부임하여 내 연구실을 사용하게 되었다. 한국사회사, 도시사회학, 역사사회학 분야의 맥을 잇고 학과와 후학들에게 21세기에 걸맞는 활력과 역동성을 불러 일으키기를 기대한다.

20.12.10 김홍중 교수 [은둔기계] 출간, 사회학과 학과장

김홍중 교수가 [은둔기계] 라는 책을 출간했다. 코로나 상황에서 읽으니 더더욱 미묘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그 책의 1장은 ‘은둔하는 삶’이라고 되어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라, 어떤 경우 ‘연결하고 어떤 경우 연결을 끊는 동물, 은둔할 줄 아닌 동물이다.” (56) “괴물은 은둔하지 않는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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