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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dall Square 의 Technology Park

다시 찾은 켄달 스퀘어는 깔끔한 첨단지구로 거의 탈바꿈해 있었다. 3년전 이곳에 와 살펴볼 때도 이미 상당한 변화가 진행 중이었지만 곳곳에 채 마무리되지 못한 공사들이 널려있었다. 이제 대부분 완료가 된 듯 주요 기업들이 입주하거나 들어올 예정이라 한다. MIT 가 이 지역의 첨단 기술생태계의 거점으로 홍보하던 건물도 완공이 되었고 지하철역과 연결된 고층건물에는 구글 로고가 뚜렷하게 빛나고 있다.

30여년전 처음 이곳 캠브리지에 와서 1년 반을 생활했을 때 이곳은 별로 오고싶지 않은 곳이었다. 하바드 스퀘어가 각종 문화적 활동과 방문객으로 북적일때도 이곳은 MIT의 한두 건물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오래되고 낡은 벽돌 건물들로 낙후한 지역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그것이 역설적으로 대변신의 조건이 되었다고 할까. 켄달스퀘어의 도심재개발이 추진되면서 MIT 대학과 첨단과학기술에 기반한 벤쳐기업을 연계하는 대학-도시-기업 복합공간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하바드 스퀘어와 켄달스퀘어의 지난 30년을 비교해 보면 전통의 무게감과 혁신의 대전환이 뚜렷하게 대비된다.

기술이 주도하는 21세기인만큼 캐임브리지의 공간동학도 하바드 스퀘어에서 켄달 스퀘어로 옮겨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돈과 기술과 창업과 역동성의 측면에서 이미 두 지역의 차이는 분명하다. 최근에는 뉴스를 주도하는 것도 MIT 라는 말도 들린다. 물론 하바드의 인문사회적 역량과 전통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첨단의 고층빌딩이 주는 현대적 감각보다 고색창연한 하바드 대학의 오래된 무게감이 더 멋스럽고 중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MIT 가 주도하는 과학기술문명의 충격이 전례없는 힘으로 다가올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켄달 스퀘어의 곳곳에 멋지게 세워진 건물의 다수가 고가의 아파트라고 한다. 첨단의 생태계가 지속가능하기 위해 일정한 주거공간이 필요한 것은 당연할 터이지만, 웬지 또하나의 현상을 보는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도심개발이 땅값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은 자본력이 있는 대형 빅테크의 거점이 되고 값비싼 아파트 지구로 바뀌면서 대학 주변에서 지식과 창의성으로 무장한 신생 벤쳐들의 활력을 뒷받침한다는 애초의 명분과 목표가 흐릿해질 가능성이 커 보였다. 커먼즈를 확보하려는 노력인지 구글 건물의 외부에 오픈 가든이 조성 중이었는데, 그 규모로보아 얼마나 실질적인 커먼즈가 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해 보인다. 자본과 기술, 지식과 창의가 연결되는 방식 그 자체는 완전히 혁신적이기 어려운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