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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의 독도 그림

8월 15일 77주년 광복절이다. 일제 식민지배로부터 해방된 날로서 기미년 3.1 독립선언서에 쓰인대로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인의 자주민’임이 확인된 날이다. 3년 뒤 대한민국 헌법에 기초한 제1공화국이 출범한 정부수립일이기도 하다. 이 날에 담긴 의미는 다중적이고 기념하는 내용도 시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라지게 마련이어서 단일하진 않다.

3.1운동 이래 널리 공유된 함성은 ‘대한독립만세’였고 여운형은 ‘건국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임시정부의 대일투쟁조직은 ‘광복군’이었다. 그래서 독립, 광복, 건국, 자주 등의 개념이 늘 함께 한다. 우리는 이 날을 광복절로 기념하지만 범국민적 열성으로 건립된 기념관의 이름은 독립기념관이다. 독립이란 말에는 과거에 국가가 없었던 신생국의 이미지가 있고 광복이란 말은 이전 시대와의 질적 차별성을 드러내는데 한계가 있다. 신생이나 회복의 의미를 넘어서는 역사적 이중성, 즉 복구하면서도 극복하는 질적 전환을 드러낼 개념화가 절실하다. 동시에 분단으로 인한 미완의 한계, 남은 과제까지도 포함될 수 있는 개념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광복절 하루를 나름 어떻게 보낼까 생각하다가 2주전 다녀온 독도를 그려보기로 했다. 풍랑으로 인해 상륙은 못했지만 망망 대해의 한가운데 의연한 자태로 서 있는 작은 섬의 모습은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겨 언젠가는 그 이미지를 표현해보리라 생각했었다. 지금도 한일간 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곳이지만 비바람, 풍랑, 고독, 정치 등 어떤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의연하게 지켜내는 당당함을 절실하게 느꼈다. 화선지 위에 검은 먹의 농담으로 찌푸린 하늘, 넘실대는 바다, 그 가운데 당당히 선 독도의 모습을 그려보며, 21세기 독립자주와 인생살이에서의 의연함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가 생각한다.